
북한이 지난해 12월12일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은하 3호)의 핵심 부품을 자체제작하고 일부 부품은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 들여와 조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지난해 말 서해상에서 인양한 북한 장거리 로켓 1단 추진체 최종 분석결과를 21일 밝표했다.
분석 작업은 지난달 14일부터 지난 9일까지 한달 가까이 진행됐으며 미국 전문가 4명을 포함한 52명이 참여했다.
군 관계자는 "장거리 미사일의 대다수 핵심 부품은 북한이 자체 제작해서 사용한 것"이라며 "온도감지기와 직류전환 장치, 압력센서 등 일부 전자기기 센서와 전선 등 부수 장치는 외국제 상용 수입제품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국제사회 제재로 선진기술 도입과 부품 조달이 제하됐음에도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 부품을 조달해 미사일을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많은 실험과 경험을 바탕으로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 완성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이 외국에서 조달한 부품 가운데는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 저촉되는 수입품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추후 북한이 수입한 부품을 MTCR 통제 품목에 추가하는 문제에 대한 국제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부품을 수입한 국가에 대해 유엔 결의 1874호를 위반했는지는 앞으로 조사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는 북한에 대한 모든 무기수출 금지와 무기 활동에 들어갈 수 있는 금융거래 전면차단 등을 담고 있다.
추가 조사결과에 따르면 일단 1단 추진체는 15m로 1단 산화제통 7.5m, 1단 연료통 3.9m, 산화제통과 연료통 연결부 0.9m, 1단 엔진 2.7m, 중간단 2.1m로 구성됐다. 직경은 2.4m로 산화제 48t을 포함해 무게는 91t으로 나타났다.
2단 추진부는 9.3m, 3단 추진부3.7m, 위성탑재부 2m 등 총 길이 30m로 추정됐다.
연료는 항공기 등에 쓰이는 등유의 일종인 케로신에 일부 탄화수소계열 화합물이 첨가된 혼합물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료통 재질은 알루미늄 94%와 마그네슘 6%대로 혼합된 알루미늄-마그네슘 합금(AlMg6)으로 크기는 산화제통의 3분의2 정도로 조사됐다.
산화제로는 이미 공개된 대로 적연질산이 사용됐으며 산화제통 역시 적연질산에 의한 부식방지와 경량화를 위해 알루미늄-마그네슘 합금을 사용했다.이중구조가 아닌 일체형으로 여러 개의 패널을 수작업으로 제작했으며 용접 부분이 균일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조악한 수준의 공법이라고 밝혔다.
은하3호는 우리 군 당국의 예측대로 27t급 노동미사일 엔진 4개와 3t급 보조엔진 4개가 결합된 120t급 엔진인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미사일에서 사용되는 보조 엔진은 추진력을 보조할 뿐 아니라 로켓 방향도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이 기술은 우리가 나로호 발사때 사용하는 편향추력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어서 직접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나 상당히 기술적으로 진전된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북한이 쏘아 올린 로켓 위성탑재부는 우주궤도에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이지만 교신은 안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돌고는 있겠지만 교신이 안되니 돌멩이 하나 도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