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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늘어나는 교역 장벽…수출길 짙은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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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늘어나는 교역 장벽…수출길 짙은 먹구름
  • 정의진 기자
  • 승인 2013.01.20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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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에서 불고있는 '보호무역 바람'이 심상찮다. 조만간 거센 폭풍이 몰아칠 조짐이다.

미국 등 주요국들은 리먼브라더스사태 직후 G20정상회의 등을 통해 줄곧 "글로벌 경기 침체를 타개하기 위해선 자유무역을 훼손시키면 안된다"고 국제 공조를 떠들었지만 현실은 슬슬 반대의 길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이미 반덤핑제소 등 전통적인 방식의 수입규제 수단을 넘어서 '수입 관세인상', '특별세 부과', '자국산 사용 의무화' 등 다양하고 까다로운 조건들을 내세우며 수출 장벽을 높이고 있다.

한국산 제품을 전문 수입해오던 아르헨티나 무역업체 D사는 최근 사실상 무역업을 포기했다. 지난해부터 아르헨티나 정부가 수입허가제(LNA) 대상 품목을 200개에서 584개로 확대 적용시켜 이를 피해갈 품목을 찾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상품성을 갖춘 제품들은 대부분 규제 대상"이라며 "어렵게 원하는 상품의 수입허가를 받는다 해도 또 다른 제품을 수입하려면 다시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귀띔했다.

수입절차를 까다롭게 만드는 곳은 아르헨티나 외에 베트남도 대표적이다. 베트남은 지난해 9월20일부로 모든 수입철강제품을 산업무역부에 사전 등록하도록 의무화했을 정도다.

무관세 및 저관세가 적용되던 제품에 수입 관세 또는 차별적 내국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는 나라도 늘었다.

멕시코 정부는 지난해 8월부터 286개 철강 품목에 대해 3% 관세를 다시 적용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기업들은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현대제철 측 관계자는 "관세 재적용 전후로 수출 물량과 비용에서 차이가 발생했다"며 "물량은 제자리걸음인데 반해 비용은 오른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멕시코는 미국 시장을 향한 수출 교두보로 상당 규모의 철강류 및 판재류를 소화시켜온 곳"이라며 "한동안 자유무역협정(FTA) 미체결 국가에게도 무관세 혜택을 제공했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갑자기 정책 기조를 바꿨다"고 당황해 했다. 그는 "멕시코 철강산업협회의 강한 반발과 압력 때문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아예 자국산 제품 사용을 의무화하는 국가도 있다.

오만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만석유개발사와 오만정유석유산업사 등 석유가스 관련 기업들을 중심으로 ICV(In Control Value) 및 메이드 인 오만 인덱스(Made in Oman Index) 등을 도입했다. 중국도 2020년까지 항공·선박·자동차·발전설비 제조 등을 최고 80%까지 국산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들이 한국에 통보한 시험·검사·인증 관련 기술규제는 1560건으로 전년 대비 343건 늘어났다. 이는 1995년 WTO 체제 출범 이후 역대 최대치다.

전문가들은 단시간 내 경제회복이 어려운 만큼 보호무역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선제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전했다.

무협 관계자는 "정부와 무역 유관기관이 국제 네트워크를 통해 외국의 보호주의적 입법과 행정조치 동향을 입수해야 한다"며 "수출기업은 자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발생할 시 정부 등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대응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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