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1~22일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야의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연일 쏟아지는 이 후보자의 의혹과 관련해 "인사청문회를 받을 자격조차 없는 인물"이라며 반드시 낙마시킨다는 입장이다. 반면 새누리당은 적극적인 검증은 환영하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는 부적절하다고 맞서고 있다.
이강국 현직 헌재소장이 이 후보자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한 것을 놓고서도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인사청문회특별위원회 새누리당 간사)과 민주통합당 박범계 의원은 17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이 후보자의 청문회를 앞두고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권 의원은 "이 후보자는 6년 전에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분"이라며 "그때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고, 또 헌법재판관직 지금 6년간 수행하면서 뭐 어떤 구설수에 오르거나 특별한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을 받지도 않았다. 최근 야당과 일부 언론에서 제기하는 의혹들은 일방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박 의원은 "6년 전에는 전효숙 당시 헌재소장 지명자의 임명 동의를 놓고 여야가 극한 대립을 했기 때문에 사실 이동흡 후보자에 대한 6년 전 인사검증은 부실했었다"며 "지금 불거지는 모든 의혹은 헌법재판관이 되고 나서 있었던 새로운 것들"이라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이어 "이 후보자는 재산형성과정에서의 문제점과 증여세 탈루 의혹, 삼성 협찬 지시, 자녀 경력직 특채 의혹, 업무추진비 사적 사용 등 자고나면 의혹들이 새로 생겨난다"며 "자진사퇴를 하든지 아니면 당선인이 이 대통령과 상의해서 내정을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권 의원은 "헌법재판소장의 자리를 둘러싸고 여러 사람들이 경쟁을 하다가 한 사람이 지명되다 보니까 다른 후보자를 지지했던 사람 측에서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즉 헌법재판소 내에 헤게모니 다툼이 있었고 이 후보자를 지지하지 않는 반대 세력이 악의적으로 의혹을 생산하고 있다는 게 권 의원의 생각이다.
이에 대해서 박 의원은 "헌재와 법원에 재직시 동료 판사들, 후배 판사들에게서 나오는 얘기들"이라며 "그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고도의 신빙성이 있다. 청문회를 열어보고 결국 국민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최근 이강국 헌재소장이 한 발언을 둘러싸고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 소장은 지난 15일 퇴임을 앞두고 기자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헌재소장은 사회 갈등과 대립을 통합해야 하는 조직의 수장인 만큼 국민들이 박수를 받으며 선출돼야 하는데 (지금처럼)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와 관련해 권 의원은 "(이 소장이) 헌법 개정사항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설명을 하면서 일반론을 얘기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오죽하면 헌법재판소 내에서 비토 여론이 나오고 이강국 헌법재판소장도 '안타깝다'고 했겠느냐"며 "자진사퇴로 더 이상의 논란을 없애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