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걸어온 10년이 발전의 단계였다면 앞으로의 10년은 도약의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살아남은 종(種)은 덩치가 크고 머리가 좋은 종이 아니라 빠르게 변하는 종'이라는 찰스 다윈의 이야기처럼 우리도 빠르게 움직여야 합니다. 특히 조직의 변화는 긍정의 힘에서 나옵니다. 이를 위해 인센티브제를 적극 도입하는 등 즐겁게 일 할 수 있는 직장 만들기에 노력하고 했습니다."
지난해 7월1일 취임한 최영수(55) 동작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자신의 경영철학에 대해 "치우치지 않으면서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임직원을 가족처럼 여기고 동기부여를 불어 넣으면 조직이 변하고 활기가 찬 직장이 된다는 것을 강조했다. 소신과 원칙을 지킨 탓인지 그는 취임 1년만에 공단을 우수 지방공기업으로 만들었다. 오는 29일 전라북도 남원에서 행정안전부 주최로 열리는 전국 지방공기업 성과사례행사에서 우수 사례 발표자로 나선다.
최 이사장은 자치구 공단으로는 처음으로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와 부당하게 지급됐던 부가세를 국세청으로부터 돌려받은 사례 등에 대해 정부가 관심을 가진 것 같다며 그간 진행해온 사업을 되짚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공기업에 팽배한 무사안일주의를 경계하는 그와의 인터뷰에서는 역동성과 변화가 줄곧 회자됐다.
다음은 최영수 동작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 정치권 출신으로서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을 맡겠다는 결심이 쉽지는 않았을 텐데.
"솔직히 취임을 앞두고 시의원 출신으로서 '공공조직을 잘 이끌어 갈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정치권 출신 인사에 대한 불신을 극복해보자는 의지로 공단을 맡아 운영하기로 결심했다."
- 동작구의회 의원과 서울시의회 의원으로 활동을 한 후 정치권을 10년 가까이 멀리했던 것 같은데.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정치를 떠나 사업도 하고 다양한 경험을 했다. 물론 정치 공백기를 보내고 난 뒤 취임을 했을 때 나 자신이 무뎌져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한 발씩 나가자는 생각으로 업무를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 취임하고 나서 가장 먼저 느낀 것은 무엇인가.
"관료주의의 타성과 무사안일주의를 깨고 싶었다. 자율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혁신과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열심히 했다."
- 우수 공기업으로 선정돼 성공사례를 전국 행사에서 발표하게 됐는데. 1년간의 성과를 되짚어 본다면.
"먼저 다목적실을 이용하는 프로그램과 사물함 사용료에 부당하게 부과된 부가세 3억2000만원을 환급받아 고객들에게 돌려줬다. 현재는 공단에 적용되는 카드수수료율을 낮추기 위해 카드회사와 밴(VAN)사와 협의 중이다. 시설 이용 고객의 95%가 카드를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카드수수료율을 1% 낮추면 1억원 정도를 지역 주민을 위해 쓸 수 있게 된다."
- 주민들의 수요와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어떤 일을 하나.
"권역별로 체육시설이 잘 마련돼 있다. 현재 체육센터에 등록된 회원이 8000명이고 1년에 7억원 정도의 수익을 내고 있다. 현재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전 직원이 지역의 독거노인과 1:1 결연을 맺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 의원 출신이니 업무 스타일도 차이가 있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 모든 업무는 실무자들이 책임을 지고 처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세세한 부분까지는 관여하거나 개입하지 않는다. 다만 정책적인 부분이나 규모가 큰 사업의 경우에는 객관적이고 다각도로 검토하고 면밀하게 따져본다."
- 직원들과 격의 없이 지낸다고 들었다.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즐거운 직장생활을 위해 직원들과 자주 어울린다. 다양한 종목의 운동을 함께 하고 가끔은 호프데이나 도시락 먹기 등의 행사를 한다. 그리고 1달에 1번씩 생일을 맞은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한다. 직장상사와 직원간의 소통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 남은 임기기간 동안 추진하고 싶은 사업은 어떤 게 있나.
"동작구의 경우 공원시설물이 많고 오래된 구역과 골목길이 많다 보니 주차시설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더불어 골프장 등의 수익사업을 통해 더 많은 돈을 벌어 그 돈으로 지역의 사회적 약자를 더 많이 지원해주고 싶은 바람이 있다."
- 인생의 모토 혹은 경영철학은.
"'행동하는 양심' 故김대중 대통령을 존경한다. 국세청에 '경정청구'를 해 환급을 받은 것도, 카드수수료를 낮추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는 것도 행동하는 양심으로서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강단 있게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자세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현대판 의적,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실현하는 삶을 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