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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태복 "20%싼 석유 공급…독과점 구조 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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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태복 "20%싼 석유 공급…독과점 구조 깨겠다"
  • 이재우 기자
  • 승인 2012.06.22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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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석유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정유4사보다 20%싼 가격에 석유를 공급, 소비자 주권을 돌려주겠다. 중동산 중질유에 매여있는 현재 정유시장 구조를 깨면 된다."

이태복(61) 국민석유회사 설립 준비위원회 상임대표(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21일 서울 종로구 프레이저 스위츠 호텔에서 열린 1차 준비위원회 결성식 직후 뉴시스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상임대표는 "우선 10만 배럴 규모로 시작하려 한다. 독과점 구조인 정유시장을 경쟁구조로 바꿔놓겠다"면서 "정부가 기존 정유4사의 독점이익을 옹호해줄 생각이 없다면 생활정치를 한다면 허가를 내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석유회사는 현재 정유시장을 정유 4사의 독과점 폭리구조로 규정하고 소비자가 뭉쳐 석유회사를 설립한 후 현재보다 20% 싼 석유를 공급한다는 목료를 내세우고 있다.

국민석유회사 설립 준비위원회는 10월까지 설립 준비 작업을 끝낼 계획이다. 이를 위해 1000명의 준비위원, 10만명의 추진위원, 100만명의 약정참여, 약정 목표액 500억원을 목표로 뛰고 있다. 이달까지 10개 지역 준비위를 순차적으로 준비한 후 8월에는 각 지역 조직 결성 완료할 계획이다.

1차 준비위에는 이윤구 전 적십자 총재, 전득주 녹산학술재단 이사장, 정동익 4월혁명회 상임의장, 김재실 전 산은캐피탈 회장, 윤종웅 전 하이트맥주 CEO, 이팔호 전 경찰청장, 임진택(창작 판소리), 조세현(사진작가), 윤준하 환경운동연합 고문, 이부영 한국교육복지포럼 상임대표, 이주헌 전 새누리당 의원, 안경률 새누리당 전 사무총장, 이인영 통합민주당 최고위원, 설훈·민병두 통합민주당 의원 등 각계 인사 200여명이 참여했다.

다음은 이 상임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국민석유회사란 개념을 설명해달라.

"소비자가 뭉쳐 국내 석유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정유4사보다 20%싼 가격에 석유를 공급하는 회사다. 독과점 구조인 정유시장을 경쟁구조로 바꿔놓을 새로운 형태 기업이기도 하다. 우선 10만 배럴 규모로 시작하려고 한다."

-국내 석유시장은 독과점구조라는 것인가.

"정유4사 독과점 구조가 맞다. 정유4사가 담합하다보니 웃지 못 할 일도 일어난다. S오일이 국내 공급가보다 굉장히 싼 가격으로 해외에 수출한 물량을 우리나라 수입업자가 수입해서 국내에 되파는 일도 벌어졌다. 이런 일은 생산원가가 굉장히 싸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럼 가격을 낮춰야하는데 독과점구조가 탄탄해 못한다. (독과점 구조를 방임하는) 우리나라 에너지정책도 잘못됐다. 정제사업 시설기준 등 법률과 정책 모두 대형정유사 위주다. 큰 자본이든 작은 자본이든 공정하게 경쟁하게 해줘야 하는데 실무상에서 여러 절차가 이를 막고 있다."

-소비자주권은 어떻게 돌려줄 것인가.

"일단은 (현재 정유4사 공급가격보다) 20% 싼 기름을 공급하겠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정부의 물가정책, 산업정책이 기업중심이 아니라 소비자 중심으로 가야한다고 강력히 요구하고 주장하겠다. 그렇다고 해서 정유4사를 탄압하라는 이유는 아니다."

-20% 싼 석유는 어떻게 가능한가.

"정부와 정유4사는 중동산 중질유에 매여 있는데 그 구조를 깨면 된다. 중동산 중질유는 배럴당 가격도 비싸지만 유황이 많아 정제하는데 돈이 많이 들어간다. 그럼에도 국내 정유시설은 중동산에 맞게 설계 돼 유황이 적으면서 질이 좋고 가격이 싼 캐나다산이나 시베리아산 원유는 들여와도 쓰질 못한다. 때문에 중동산 석유가격이 뛰면 소비자가 덤터기를 써야했다. 우리는 캐나다산이나 시베리아산 원유를 들여오려 한다. 지금은 아시아권 공급량이 적지만 내년이나 내후년에 파이프라인이 증설되면 공급량이 늘어난다. 우선 10만배럴 정도로 시작하려고 한다. 원유 도입부터 정재, 판매과정에서 원가절감을 하고 석유화학사업 등 부가사업에서 이익을 창출해 국민 부담을 줄이겠다. 정부가 축산물, 하수슬러지 등을 처리하기 위해 매년 1조1000억원을 퍼붓고 있는데 성과가 없다. 이를 가스화하는 시범사업도 하려고 한다. 우리가 원가절감을 하면 비용을 국민에게 전가하던 정유4사도 원가절감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유4사는 지금까지 원유가가 오르면 곧바로 유가에 반영해 손해를 보지 않았다. 이들은 오일쇼크 때도 손해가 없었다."

-설립 준비는 어디 까지 이뤄졌나.

"21일 1차 추진위원회 결성식을 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각 지역을 돌면서 설명회를 열고 있는데 현재까지 12곳에서 했다. 공식홍보도 안했는데 약정금이 53억원이 넘는다. 보도자료에는 50억원이라고 했는데 오늘 반나절 만에 3억2000만이 추가로 들어왔다. 그만큼 폭발적인 반응이다. 저유황유 정제 기술자 등 각계 전문가를 초빙하고 경영위원회와 기술위원회를 세워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려하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 인사들이 동참을 했다.

"정유4사가 알면 방해 작업할까봐 우려돼 공개하지 않는 사람이 더 많다. 홈페이지에 선플 달기 메시지 등을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

-어떻게 설득했나.

"호응이 너무 커서 나도 의외였다. 가장 의외였던 건 경영 일선을 누빈 CEO들이 먼저 '좋다. 해라'라고 나왔던 거다. 정유4사가 얼마나 소비자를 무시하고 자신들만의 폭리를 취해왔는지 알게 됐다. 정치인들은 유가 안정이 국민적 요구라는 것을 안다. 이명박 대통령이 3번이나 유가를 언급했는데 정부는 재탕, 삼탕 정책만 내놨을 뿐 아무런 효과도 얻지 못했다. 때문에 새로운 돌파구 삼아 참여한 것 같다."

-그외 하고 싶은 말은 있나.

"국민석유회사 설립은 시대의 과제다. 40~50년간 이뤄진 대기업 위주 수출정책에서 벗어나는 상징이기도 하다. 대기업위주 수출정책은 극심한 빈부격차와 내수 침체, 중소기업 붕괴를 가져왔다. 그 결과 정부는 복지재정에 막대한 돈을 투입해야 했다. 기존 정유4사의 독점이익을 옹호해줄 생각이 없다면 생활정치를 한다면 허가를 내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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