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포괄수가제(입원비 정찰제) 시행에 반발하는 의사들의 집단 수술 거부 움직임이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안과의사회가 지난 10일 포괄수가제가 시행에 들어가는 다음달 1일부터 1주일간 수술 거부를 결정한 데 이어 외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등도 사실상 동참키로 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의약분업 사태 이후 12년만에 또 한번의 의료대란 파문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의료계에 따르면 노환규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외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안과 개원의사회 회장 등은 12일 긴급 회동을 갖고 이 같은 방안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괄수가제란 백내장·편도·맹장·탈장·치질·자궁수술·제왕절개분만 등 7개 수술환자의 입원비를 정부가 미리 정한 가격으로 내는 제도를 말한다. 정부는 7월부터 병·의원급에, 내년 7월부터는 종합병원에도 의무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의료계는 서비스의 양이나 질 등 진료내용에 상관없이 질병군별로 미리 책정된 정액진료비는 불성실한 진료로 이어져 결국 국민들에게 피해가 갈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사들이 실제로 집단 수술 거부에 들어갈 경우 상당수 환자들이 피해를 겪을 수 밖에 없어 의료계는 국민건강을 담보로 한 집단 이기주의라는 비판 여론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수술거부는 명백한 의료법 위반으로 범죄행위"리며 "국민생명을 볼모로 한 의료계의 범죄행위에 대해 정부는 엄정대처하고 향후 재발방지를 위해 공공의료를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복지부측은 의사들이 집단 수술 거부에 나설 경우 법에 따라 강력한 제재를 가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