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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직면한 산업계 "끝이 안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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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직면한 산업계 "끝이 안보여"
  • 산업부
  • 승인 2012.06.0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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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초 상반기 저점이후 하반기 상승을 예상했던 산업계가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주된 원인은 유럽발 경제 위기 탓인데 금융위기, 실물경제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하반기도 장담할 수 없는 매머드급 악재에 직면한 것이다.

문제는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각종 산업 지표가 바닥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다. 7일 관세청 통계를 보면 지난 4월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4.8% 감소한 462억 달러를 기록했다.

IT 업종의 경우 3월 –10.0%에서 4월 –11.5%로 감소세가 계속되고 있다. 비IT 제품군 역시 1.0% 성장세를 보이다 –3.0%로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상황이 급변하자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지난 4일 간부회의에서 "그리스, 스페인 등에서 촉발된 유럽 재정위기는 1929년 대공황 이후 가장 큰 경제적 충격으로 이해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의 경우 불황이 장기화할 경우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그룹 등도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는 등 글로벌 불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유럽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이탈리아, 프랑스 등 가장 어려운 나라 서너 군데를 다녀왔는데 유럽이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더 나빴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재계 서열 2위인 현대차그룹도 긴장하긴 마찬가지다. 그룹 관계자는 "유럽 자동차 수요가 줄고 있는 상황에 경쟁사들이 판매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야별로 보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경우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1분기 반도체와 LCD 등 부품 부문 매출 비중(총 매출의 36.5%, 총 영업이익의 17.8%)이 휴대폰·TV 부문보다 크게 낮아졌다. SK하이닉스도 1분기 영업손실률이 11%에 달했다. 메모리반도체 역시 주력 제품인 낸드플래시 가격은 지난해 4월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정유업계도 1분기 석유제품 수출액 감소가 두드러지면서 해외수출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4월 관세청의 수출입 동향자료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석유제품 수출액은 전년 같은 달보다 3.5% 하락했고, 일본에 대한 수출액도 53.1%나 떨어졌다.

석유제품 수출액 감소는 국내 정유사들에게 이미 영향을 미치고 있다. 1분기 실적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1조1920억원)보다 22% 줄어든 9257억원의 영업이익을, GS칼텍스도 8270억원에서 3709억원으로 55.2% 감소했다. 에쓰오일도 6475억원에서 41% 하락한 382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태양광 업계의 경우 불황의 늪에 빠진 지 오래다. 태양광 사업을 주도하던 유럽 일부 국가들이 경제위기 등으로 태양광 사업에 대한 보조금을 중단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세계 수요가 공급 대비 급격하게 줄었기 때문이다. 유럽은 태양광 수요의 50%를 차지하는 거대 수요 시장이다.

태양광 가격정보 조사기관인 PV인사이트에 따르면 태양광 모듈의 주요 소재인 폴리실리콘의 가격은 2008년 ㎏당 100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지난해 하반기 하락세를 지속해 현재 25달러를 밑돌고 있다. 셀과 웨이퍼도 반등세를 보이긴 했지만 일시적인 효과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국내 태양광 업체들의 실적도 악화되고 있다. 폴리실리콘 세계 2위 기업인 OCI는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3%, 영업이익은 75.2% 감소했다. 한화케미칼도 매출은 20.7%, 영업이익은 86.6% 감소했다.

투자 중단이나 보류 소식도 잇따르고 있다. OCI는 지난달 건설 중이던 폴리실리콘 4공장과 5공장 투자를 잠정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KCC는 지난해 12월부터 연간 3000t 생산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LG화학과 SK케미칼도 투자를 보류하고 있다.

자동차업계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전 세계 자동차 시장 수요 정체와 글로벌 자동차 업체간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올해는 경영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철강업계도 불황의 그늘이 짙게 깔렸다. 글로벌 물동량이 줄면서 관련 수요가 해운, 조선, 철강으로 연이어 급락하자 세계철강협회는 올해 전 세계 철강수요의 증가율 예상을 5.4%에서 3.6%로 하향 조정했다. 조선업계 역시 올 1분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총 277척으로, 622척이 발주됐던 전년동기 대비 58.9%나 급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올해는 상저하고를 점쳤는데 그리스 등 일련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하반기에도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상저하저의 상황에 세분화해서 대비하고 있다"며 "최근 GE와의 에너지강재 및 발전 인프라 사업 협력도 불황을 돌파하기위한 방법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랜 불황으로 저성장 구조까지 겹친 데다 구조조정까지 이미 진행되고 있다"며 "하반기부터 조금 나아질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지금은 어떤 것도 예측하기 힘든 상태다. 유로존 붕괴 등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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