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새누리당 의원 등 당내 쇄신파 의원들이 주축으로 구성된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 5일 오전 공식 첫 모임을 갖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모임에서는 이혜훈 최고위원과 이종훈 의원이 발제에 나서 경제 민주화의 개념과 범위, 재벌 개혁의 방향·필요성 등을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한민국 헌법 119조 1항과 2항에는 자유시장을 존중해야 한다는 내용과 경제 민주화를 규정한 내용이 있다"며 "자유시장을 해치지 않는 범위내에서 경제 민주화를 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시장의 자유를 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의 영역에서 민주화를 달성하기 위한 경제 민주화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가 작동되지 못하게 하는 재벌의 문제점을 고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며 재벌 개혁이 경제 민주화를 위한 선결조건임을 밝혔다.
이어 "재벌개혁은 재벌해체나 재벌 죽이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말 그대로 경제력 집중이나 불공정 행위 등 민주적 질서를 저해하는 재벌의 문제점을 고치자는 것"이라고 의견을 내놨다.
이 최고위원은 재벌의 문제점으로 ▲과도한 경제력 집중 ▲국내시장 잠식 ▲총수일가의 부당한 지배력 등을 꼽았다.
이를 개선키위해 ▲중소기업적합업종제 강화 ▲순환출자의 단계적 규제 ▲지주회사 규정강화 ▲금산분리 강화 ▲공정거래법 재정비 ▲징벌적 손해배상제 및 집단소송제 도입 ▲재벌 범죄에 대한 법치강화 등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순환출자의 단계적 규제와 관련, "현재 공정거래법은 순환출자가 상호출자와 동일한 성격이지만 계열사 A가 B에 출자하고, B가 C에 출자하고, C가 다시 A에 출자하는 환상형 순환출자에 대해서는 규제하지 않고 있다"며 "신규순환출자는 금지하고 기존 순환출자에 대해서는 단계적으로 의결권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주회사 규정강화와 관련, "현행 지주회사 제도는 계열사간 출자 구조를 단순화하는 장점은 있지만 재벌 총수의 지배권을 크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며 "현재 20%(상장회사, 비상장은 40%)인 자회사 및 손자회사의 지분율 요건 강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정거래법 재정비에 대해서는 "현행 공정거래법 71조는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 형사처벌을 제기할 수 있다는 전속고발권이 명시돼 있다"며 "피해를 입은 당사자의 의견을 배제하는 71조의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다른 발제자인 이종훈 의원은 경제민주화란 용어가 발생된 핵심적인 배경에 대해 '양극화'를 꼽았다.
그는 "양극화는 경제구조의 양극화와 소득 양극화를 모두 포괄한다"며 "이들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돼 있고 그 핵심 연결고리는 일자리"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경제구조의 양극화가 소득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이것이 내수 부진으로 연결돼 경제구조의 양극화를 또 다시 심화시키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며 "경제구조의 양극화 해소 없이는 일자리 창출과 소득 양극화 해소가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재벌의 문제점으로 노동에서의 재벌 이기주의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한국의 경우 재벌이 소수 정예의 정규직을 채용하는 전략을 사용해 정규직은 적게 고용하고 비정규직은 과도하게 뽑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재벌 이기적 행태로 인해 대기업 근로자와 중소기업 근로자간 근로조건의 격차가 심화된다"며 "더불어 같이 사는 '따뜻한 자본주의'를 해보자는 것이 경제민주화의 목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해 ▲시장경제에 대한 국가 개입의 강화 ▲경제에 정치적 민주주의 방식 도입 등의 방법론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회의에 참석한 남경필 의원은 "사회 양극화 해소를 위해 경제민주화를 어떻게 실현할지 개념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가 중요하다"며 "하자, 하지말자라는 논쟁보다 사회 전반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이제는 입법 정책으로 현실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두언 의원은 "재벌이 대한민국의 압축 성장에 기여를 했다는 점을 부인할 사람은 없지만, 외환 위기를 겪으면서 재벌에 대한 규제가 풀어졌다"며 "재벌들은 정치인이 신경을 안써도 자신들이 잘한다. 정치인은 힘없고 어려운 곳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것이 정치의 본래모습"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의 두번째 회의에서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경제민주화를 주제로 특강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