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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 새로나기는 '대중진보로의 방향 설정'서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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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 새로나기는 '대중진보로의 방향 설정'서 부터"
  • 박성완 기자
  • 승인 2012.06.01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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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례대표 부실·부정 경선 사태로 무너진 통합진보당이 31일 혁신 방향 마련을 위해 개최한 '새로나기 토론회'에서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쇄신의 대상으로는 이번 사태로 불거진 '당내 패권주의'와 폐쇄적인 당 문화가 지목됐다. 참석자들은 이를 극복해 통합진보당을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다시 세워야 한다는 데 대부분 의견을 같이했다.

4·11 총선에서 제 3당의 지위를 부여받은 만큼, 시대의 변화와 요구를 반영해 당내 민주주의를 확립하고 대중과의 접촉면도 넓혀가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세운 진보정당인데…"

이날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산하 새로나기 특별위원회 제 1차 토론회에서는 진보정당을 '위기의 늪'에서 구출해야 한다는 절박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최순영 전 민주노동당 의원은 "이번 사태를 바라보며 저걸 어떻게 해야 살리나 했다. 가슴이 터진다"며 "진보정당은 우리 만의 정당이 아니다. 여기까지 오는 데 너무 많은 사람이 목숨을 내놓았다. 그렇게 만들어진 정당이라는 것을 당원들은 다시 한번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나기 특위 박원석 위원장도 "벼랑 끝에 서 있는 심정"이라며 "진보가 혁신해서 스스로 재구성하고 한 발 내딛을 수 있느냐는 것은 한국 정치 전체와 관련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파 실체 드러내고 책임정치 구현해야"

참석자들이 이날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해 논의한 사안은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당내 패권주의와 이에 대한 극복 방안이었다.

그동안 통합진보당 내부에는 다양한 정파가 존재하며, 이들 간 경쟁과 특정 정파의 독식으로 부정·부실 선거를 야기했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이와 관련, 토론회에서는 그동안 부정해왔던 정파의 존재를 드러내고, 국민의 평가를 받게 해 '책임정치'를 구현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박원석 위원장은 "(경기동부연합이 언론에 회자됐을 때)이정희 전 공동대표를 비롯해 당권파에서는 '경기동부라는 조직에 가담해 활동한 적이 없다'는 소위 오리발 내밀기식 대응을 했다"며 "더 이상 실체가 있는 것(정파)을 없다고 주장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의사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파가 있는데, 공개된 정치의 장에서 벌어진 것에 책임을 안지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오유석 여성정치세력연대 대표는 "책임정치가 가능해지면 권력 교체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훈 도서출판 후마니타스 대표도 "유익한 정파는 세력을 가시화 하고 권력을 가진 만큼 책임성을 추구하는 것이 돼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식 진보에서 대중 진보로 가야"

제도권 정치로 진입해 제 3당의 지위를 부여받았음에도 과거 운동권의 관습을 따르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연욱 전 민주노동당 지방자치위원회 부위원장은 "원외 활동을 하다가 정치권 진입 이후, 실력을 발휘하고 대중에게 인정을 받는 쪽으로 체질이 개선되지 않은 측면이 운동 진영 내에 존재한다"고 말했다.

박상훈 대표도 "아이러니하게도 민주주의를 가져온 세력이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오래걸리고 있다"며 "통합진보당과 관련, 평균적인 시각은 '운동은 잘하는데 왜 대안은 못내는가'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진보 역시 '정치적'이 돼야 한다"며 "진보의 민주주의관이 특별하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민주주의에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당의 컨텐츠를 시대변화에 맞게 채워 '진보의 진화'를 일궈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는 "세계화 시대·포스트 민주화 시대에는 민족이나 계급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많은 문제가 있다"며 "독재 시기에 민족과 계급은 진보운동의 주요 내용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한 이상) 그 내용이 도전 받고 재구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질적 대안 놓고 갑론을박

패권주의를 해소하고 책임정치를 구현하기 위한 대안으로는 정파등록제가 나왔다. 아예 정파를 공개적으로 드러내자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박상훈 대표는 "당 리더들과 정파가 거래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제도 자체가 정파를 바꾼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해결책은 강한 리더십 밖에는 없다"고 맞섰다.

이밖에도 당원 가입 조건을 완화해 당원 규모를 늘리고, 이에 기반해 당내 민주주의와 대중성을 동시에 챙겨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원석 위원장은 이날 토론을 마치며 "혁신이 하루 아침에 일어날 수는 없다"며 "한 가지라도 해결하는 모습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의 출발점은 6월 말 전당대회에서 과연 당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혁신할 지도부를 만들어내느냐에 달려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새로나기 특위는 6월 초까지 2차례의 토론회를 추가로 개최하고 종북 논란 등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토론회 결과는 혁신비대위에 제출되며, 차기 지도부의 당 운영 방향을 결정하는 데 커다란 영향을 끼칠 것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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