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29일 오전 8시30분께 영업정지된 한국저축은행 윤현수(59) 회장과 한주저축은행 김임순(53)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당초 윤 회장과 김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께 검찰 출석을 통보받았지만 취재진을 따돌리기 위해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 이상 일찍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윤 회장은 계열사 저축은행을 동원해 수천억원대 불법대출 지시하고,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일본 골프장 등을 차명 보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합수단은 윤 회장이 2008~2009년 계열사 한국·진흥·경기·영남저축은행을 통해 대한전선 12개 자회사에 1500억여원을 대출한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전선은 경기 및 영남 저축은행의 지분을 각각 9.2%와 6.7%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로써 현행 상호저축은행법상 대주주나 임직원, 특수관계인은 대출이 금지딘다. 이 때문에 윤 회장이 제3자를 끼워 넣어 불법 대출을 해 준 것으로 합수단은 의심하고 있다.
합수단은 윤 회장이 특수목적회사(SPC)를 이용해 부동산을 차명 보유한 의혹도 조사 중이다. 윤 회장은 일본 아오모리에 소재한 '나쿠아 시라카미 리조트'와 후쿠오카의 '세븐힐스골프클럽'을 매입하는 등 회삿돈을 횡령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합수단은 임직원과 공모해 고객 예금을 빼돌린 의혹을 받고 있는 김임순 한주저축은행 대표를 소환했다.
합수단은 은행 임직원이 고객 돈을 빼돌리고 불법 대출을 한 과정에 김 대표가 간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합수단은 또 김 대표가 경기 수원 극장과 상가를 담보로 수십억원을 대출받아 유용하고, 부동산 허위 감정서를 이용해 부동산 가치를 부풀린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합수단은 영업정지 직전 가짜 통장으로 고객 예금 180억원을 빼돌린 한주저축은행 이모 이사와 브로커 양모씨의 행방을 쫓고 있다. 모 감정평가법인에 100억원대 불법대출을 주선하고 5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 이 은행 이모(45) 여신팀장은 이미 구속기소됐다.
합수단은 윤 회장과 김 대표에 대한 조사내용을 토대로 혐의가 확인되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합수단 관계자는 "윤 회장과 김 대표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지, 긴급체포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며 "나중에 조사결과를 토대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