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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 땅에 잠들었던 국군전사자, 62년 만에 조국 품에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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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 땅에 잠들었던 국군전사자, 62년 만에 조국 품에 안긴다
  • 오종택 기자
  • 승인 2012.05.25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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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5전쟁 숨진 국군전사자의 유해가 휴전 이후 50여년을 북녘 땅에 묻혀있다 미국을 거쳐 62년 만에 조국으로 돌아온다. 북한지역 국군전사자 유해가 국내로 봉환되는 것은 1953년 휴전협정 체결 후 처음이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25일 6·25 전쟁 당시 미군 카투사에 배속됐다가 장진호 전투 등 북한지역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전사한 국군전사자 유해 12구를 국내로 봉환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봉환하는 전사자 유해는 미 합동전쟁포로실종자사령부(JPAC)가 북한지역에서 발굴해 아시아인으로 확인한 유해를 대상으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미JPAC과 합동감식을 통해 국군전사자로 최종 확인한 것들이다.

국방부는 이들 유해를 국내로 봉환하기 위해 미측과 국군전사자 유해 인수절차에 대해 협의했다. 지난 18일 육군 조철규 준장을 단장으로 한 인수단을 구성해 공군 특별수송기를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 있는 미JPAC에 파견했다.

미 JPAC는 미 JPAC사령관 주관으로 22일 국군전사자 유해 인수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UN사 참모장, 호놀룰루 총영사, 한국 측에서는 유해인수단장, 유해발굴감식단장, 그리고 한미 참전용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미 하와이 현지에서 거행됐다.

이후 전사자 유해는 공군 특별수송기 편으로 봉송돼 25일 오전 공군 서울공항을 통해 꿈에 그리던 조국의 품으로 돌아온다.

유해가 도착하면 서울공항에서는 김관진 국방 장관을 비롯 한미연합군사령관, 육군참모총장 등 주요 군수뇌부가 참석해 국군의장대가 도열한 가운데 최고 예우를 갖춰 국군전사자 유해봉환행사를 거행할 계획이다. 봉환행사에는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의 유가족들과 카투사 전우회장 등이 참석한다.

특히 이번에 국내로 봉환하는 전사자 유해 가운데 고 김용수 일병과 고 이갑수 일병은 신원 확인을 마쳤다. 김 일병은 미 7사단 15전차대대 소속으로, 이 일병은 같은 사단 소속으로 참전했다.

김 일병은 1933년 부산에서 태어나 18세의 어린 나이에 학도병으로 자원입대해 미 7사단에 배속돼 북진 후 장진호전투에서 전사했다.

이 일병은 1916년 경남 창녕 태생으로 34세의 늦은 나이에 아내와 어린 두 남매를 뒤로하고 전장에 뛰어들었다. 미 7사단에 배속돼 북진 후 하갈우리 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 이 일병의 유해는 미측 발굴팀에 의해 인식표와 함께 발굴됐다. 발굴당시 많은 미군 유해와 함께 섞여 있어 유해 개체분류 과정에서 미군 유해의 일부로 오인돼 미국으로 반출됐다.

그 후 한미 합동으로 감식과정에서 채취한 12구의 유해 DNA샘플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6·25전쟁 전사자 유가족들로부터 채취해 보관중인 유가족 DNA 샘플(1만9000여개)과 정밀 비교검사를 통해 신원을 확인했다.

신원이 확인된 이들 유해는 서울현충원내 유해발굴감식단 중앙감식소에 임시 봉안했다가 유가족과 안장절차에 대한 협의를 거쳐 오는 6월중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10구의 유해는 앞으로 기록 분석과 정밀감식 및 DNA검사 등을 통해 신원을 확인해 나갈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북한지역 국군전사자 유해 국내 봉환은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은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반드시 국가가 책임진다는 국가 의지를 실현한 것"이라며 "비록 우방국인 미국에 의해 발굴됐지만 미완의 과제인 북한지역에 남겨져 있는 나머지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의 첫 발을 내디딘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북한지역과 비무장지대(DMZ)내 발굴되지 않은 유해는 약 3만∼4만 여구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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