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반도체 사업에 유독 애정을 보이며 해외 주요 자동차 업체 최고경영자(CEO)들과 미팅을 마치고 온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다음 행보에 업계 관심 주목되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해 말 이후 세계 주요 자동차 업계 최고경영자를 잇따라 만나며 자동차 사업에 대한 애착을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댄 애커슨 GM CEO를 시작으로 올 1월에는 도요타 아키오 사장, 2월에는 노르베르트 라이트호퍼 BMW 회장 등과 회동했다.
지난 7일에는 독일 현지에서 마틴 빈터콘 폭스바겐 회장겸 CEO와 만나 2차 전지, 반도체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올 하반기에는 앨랜 멀러리 포드 자동차 CEO와도 자리를 함께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에서는 삼성이 다시 완성차 사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쏟아져 나왔다. 최근 이 사장은 "바퀴달린 사업은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삼성의 자동차 사업 진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그간 강조해왔던 새로운 사업에 대한 투자, 공격 경영을 비롯해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다 바꿔라"며 변화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라는 요구는 삼성의 자동차 산업도 불가능이 아니라는 사실을 대변해주고 있다.
현재로서는 자동차용 전기 배터리를 공급하는데 있어 국내외 유명 완성차 업체들과 손을 잡고 협력해야 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굳이 먼저 도발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향후 배터리와 반도체가 자동차의 주요 부품으로 작용하게 될 경우 삼성 입장에서도 굳이 자동차 사업을 검토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는 분석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르면 5년 내 전기 자동차가 보급화 되고, 10년 이내 휘발유·경유차를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유업체들은 벌써부터 주유소에서 전기를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
따라서 전기차 시대가 오게 되면 자동차에서 가장 핵심이 됐던 엔진과 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삼성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의 완성차 사업 재진출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또 삼성의 계열사들이 차량용 인포테이먼트 시스템(차 안에 IT기술을 접목해 블루투스로 음악을 듣거나 할 수 있는 환경)에 들어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삼성측은 "완성차 사업을 위해 CEO들과 만남을 갖는 것은 아니다"며 "자동차 배터리, 반도체 등 부품들의 마케팅 강화와 신규 고객 확보 등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