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대통령은 그 어느 나라의 대통령보다 영향력이 크다. 한국 정치를 이야기할 때 대통령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대통령을 이해하는 것은 한국 정치를 이해하는 첫 걸음이다.
그럼에도 대중은 대통령과 정치에 점점 등을 돌리고 있다. 한국의 대통령선거 투표율은 꾸준히 떨어져 왔다. 1997년 제15대 대통령선거 때 80.7%였던 투표율은 16대 때 70.8%로 낮아지더니 17대에서는 63%까지 추락했다. 추세대로라면 18대 대통령선거에서는 50%대 투표율이 예상된다.
'그들이 한국의 대통령이다'는 국민의 이같은 무관심을 돌리기 위한 것이다. "기존 책들이 너무 전문적이어서 대중들의 흥미를 유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내놓은 책이다.
'이승만은 야당이 자기를 비난하는 기사가 실린 신문은 읽지 않았다고 한다', '노무현은 일요일, 독립기념관에 사전에 아무런 연락도 없이 경호원 몇 명만 대동한 채 가족들과 같이 와 전시실을 구경했다', '이명박은 아침 일찍 일어나 40분 정도 달리기를 하는 오래된 습관이 있다'….
딱딱한 정치서에서 탈피하기 위해 대통령들의 에피소드를 모았다. 수많은 일화를 대하다 보면 대통령의 면모, 나아가 한 인간의 면모가 그려진다.
국가 지도자로서 권한을 행사한 이승만 대통령부터 이명박 대통령까지를 다뤘다. 제2공화국의 경우 상징적인 윤보선 대통령이 아니라 실제로 권한을 행사한 장면 총리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허정 내각 수반이나 최규하 대통령은 과도기적 성격의 권한이었으므로 배제했다. 김병문 지음, 524쪽, 1만8000원, 북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