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권연대를 성사시키면서 어느 때보다 큰 기대를 했던 민주당으로서는 상당한 곤경에 처한 상황이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바람이 불 것으로 보였던 '정권심판론'과 함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한 투표참여 독려 노력 등에 힘입어 연대를 통한 야권 과반수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기 때문에 실망도 더욱 큰 상황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총선 전 잔뜩 몸을 사리면서 섣불리 낙관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더욱이 선거기간동안 민주진보진영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낀 젊은층의 참여가 결집하는 듯한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민주당은 이 같은 참패를 예상하지는 못했던 터다.
이에 따라 야권으로서는 우선 당장 처해있는 여대야소 정국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가 초미의 현안이 돼버렸다.
더욱이 바로 닥쳐있는 대선 국면에서 유권자들에게 충분한 리더십과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한데다 이렇다 할 대항마도 갖추지 못한 상황이라 다급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곧바로 지도부 책임론과 함께 한명숙 대표의 거취에 대해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안으로는 거센 쇄신론과 함께 내홍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한편으론 지지층의 결집에도 불구하고 이번 총선에서 충분한 결실을 맺지 못했다는 책임문제를 외부로 돌리려는 의도에서 정부·여당에 대한 대립각을 더욱 강하게 세울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여야간 대치 정국이 심화되면서 상당한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다.
다만 통합진보당으로서는 그동안 고대해왔던 원내교섭단체 진입에 실패하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제3당으로서 입지를 구축했다는 점은 결실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에 따라 향후 진보야당으로서의 목소리를 더욱 강화하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