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이 연일 5·18폄훼 파문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는 가운데 임기 종료를 앞둔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 12일 김 위원장은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5·18망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을 대신해 세 번이나 고개 숙여 사과했다.
또 물의를 일으킨 의원들과 관리감독을 못한 자신을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14일 윤리위에서 ‘주의’조치를 받았다.
김 위원장은 13일 국회에서 5·18민주화운동 단체들을 만나 쓴소리를 듣고 3명 의원직 박탈과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항의서한을 받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수습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창 상승세를 보이던 당 지지율은 14일 지난주 대비 3.2%p나 하락했다.
김 위원장이 취임했던 지난해 7월 3주차 18.3%로 시작한 낮은 지지율은 점점 올라 30% 고지를 눈앞에 두고있던 중이었다.
김 위원장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지만 가장 큰 공은 6·13지방선거 참패 이후 극에 달하던 계파분열을 단기간에 가라앉게 했다는 점이 꼽힌다.
또 문재인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을 지적하는 ‘국가주의’ 프레임을 만들고 아이(i)노믹스, 아이(i)폴리틱스 등 정부여당을 향한 적극적 공세를 취한 점도 김 위원장의 성과로 거론된다. 특히 김 위원장의 안정적인 당 운영을 높게 평가하는 당내 의원들이 나올 정도다.
물론 김 위원장의 과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 건 사실이다. 당무감사 없이 전국 253개 당협위원장을 일괄 사퇴시키고 인선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계파 간 신경전을 촉발했다는 지적이 있다.
조직강화특별위원으로 영입한 전원책 변호사의 경질 사태 등으로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다는 평가도 있다.
아울러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 위원장의 출마설이 나와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켰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여러 공과에 대한 논의를 뒤로 하더라도 오는 27일 전당대회를 무사히 치르고 자연인으로 돌아간다면 김 위원장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일 거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관측이다.
정치권에선 김 위원장이 이를 바탕으로 추후 대권주자로서 정치적 존재감을 보일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그러나 임기 막판에 터진 5·18 망언 사태로 당 지지율은 단기간에 하락세로 돌변했다.
자칫 5·18정국이 장기화할 경우 전당대회는 물론 당 지지율에도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김 위원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