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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영리병원 허가 후폭풍…원희룡 “정치적 책임질 것”공공의료 무너지는 시발점‧공론위 권고 무시 반발
“외교마찰‧경제 활성화 등 고려” 원 지사‚ 정면 돌파
박경순 기자  |  qkr@sankyun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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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06  14: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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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민운동본부 관계자가 경찰에 의해 저지당하고 있다. <뉴시스>

제주도가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의 조건부 개원을 허가하면서 시민사회단체 등의 반발이 거세다.

국내 공공의료체계를 무너뜨리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공론조사위원회의 불허 권고를 뒤집어 도민을 무시했다는 비판도 한몫했다. 후폭풍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며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한편으로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어떤 비난도 달게 받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원 지사의 장고 끝 결정이 묘수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시민사회단체·제주 정당·의료계 등 영리병원 허가에 ‘반발’ =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 5일 오전 2시 도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의료관광객만을 진료하는 조건으로 녹지국제병원 개원을 허가한다”고 밝혔다.

원 지사가 영리병원의 개원을 허가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이보다 앞서 돌면서 오전 1시 도청 앞에는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영리병원 허가 발표는 도지사직에서 물러나게 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양연준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제주지부장은 “공론조사위의 권고안을 제출할 때 도 관계자는 ‘권고안을 최대한 수용하겠다’는 보도자료에 원 지사의 의중이 담겨 있으니 걱정할 것 없다고 말했다”며 “원 도정은 반년 넘게 도민과 전 국민에 대해 사기 행각을 벌여왔다”고 규탄했다. 

제주지역 정당들도 즉각 성명을 내고 영리병원 허가를 결정한 원 지사를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68만 제주도민의 건강을 영리와 맞바꾼 원 지사가 제주도민이었던 적이 있느냐”면서 “도민의 문제를 자신의 정치 행보의 유불리로만 따지는 원 지사는 결코 도민의 심판을 피해 갈 수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미래당 제주도당은 역시 “도정의 신뢰는 정책 결정에 대한 예측 가능성에서 시작한다”면서 “원 지사는 영리병원 허가 결정과 관련해 긍정과 부정을 수차례 반복함으로써 도민의 신뢰를 땅에 떨어뜨렸음을 분명히 직시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를 비롯한 의료계 일각에서도 반발 움직임을 보였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이날 오전 강지언 제주도의협 회장과 함께 원 지사를 항의방문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영리병원 허가 철회를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은 원 지사의 퇴진을 촉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까지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호진 제주주민자치연대 대표는 “오늘을 원 지사 퇴진을 촉구하는 첫날로 삼고 도민의 손으로 원희룡을 도지사에서 끌어내릴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우선 도내 시민단체 간 협의를 통해 이달 중 첫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라 밝혔다. 

◇ 한중 외교마찰·지역경제 활성화 등 고려…원 지사, 정면 돌파 = 영리병원 허가 후폭풍이 일고 있는 가운데 원 지사는 이 같은 반응을 어느 정도 예상한 듯 지난 5일 발표 당시부터 “추후 정치적인 책임도 피하지 않겠다”며 강력한 정면 돌파 의지를 보였다.

원 지사는 이날 “외국 의료기관의 설치와 감독권을 제주도가 가지고 있다. 영리병원이 잘못된 방향으로 갈 경우 허가를 취소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며 후속조치로 관련 조례를 정비하겠다”고 말해 작은 틈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공공의료체계의 근간을 흔들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가 기우에 불과하다는 원 지사의 자신감이 읽히는 대목이다. 

원 지사의 결정은 녹지병원에 투자한 중국 뤼디(綠地)그룹의 반발이 한중 간 분쟁으로 비화할 수 있어 이를 사전에 차단하는 한편 제주 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분석이다.

원 지사는 “공론조사위는 헬스케어 타운은 살리고 대규모 손해배상도 하지 않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하기도 했다.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불가피한 차선책이었다”면서 “일각에서의 문제 제기는 있을 수 있지만 도지사는 책임을 지는 자리”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적인 과제인 경제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한편 감소세로 돌아선 관광산업의 재도약, 건전한 외국인투자자본 보호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공공의료체계 근간 유지 등을 고려했다”고도 했다. 

원 지사는 다만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의 불허 권고를 수용하지 못한 데 대해 “제주의 미래를 위해 고심 끝에 내린 불가피한 선택임을 도민들이 양해해달라”면서도 “이에 따른 어떤 비난도 기꺼이 달게 받겠다”며 자세를 낮추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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