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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물질 고혈압약 복용자 18만명…환자 불안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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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물질 고혈압약 복용자 18만명…환자 불안 가중
  • 전성희 기자
  • 승인 2018.07.10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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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발암물질 고혈압약 발표 이틀만에 219개에서 115개로 정정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고혈압약 115개 품목에서 발암물질 함유가 우려되는 원료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해당 고혈압약을 복용한 환자가 18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9일 오후 4시 현재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된 중국 제지앙 화하이사의 발사르탄을 원료로 사용한 고혈압 치료제를 복용한 환자는 17만8536명에 달한다. 

국내에서 고혈압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하고 있는 환자수는 600만명 정도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2.9% 가량은 문제의 고혈압약을 복용한 셈이다.

앞서 유럽의약품안전청(EMA)은 고혈압치료제로 사용되는 원료의약품 중 중국산 ‘발사르탄’에서 불순물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확인돼 제품회수에 들어갔다.

식약처는 이에 따라 지난 7일 해당원료를 사용한 국내제품 219개 품목에 대해 잠정적으로 판매중지 조치를 내렸으나 불과 이틀 뒤 현장조사를 통해 실제 사용이 확인된 54개사 115개 제품에 대해서만 판매·제조 중지를 유지했다.

반면 나머지 104개 제품은 중국 화하이사 발사르탄을 수입하거나 사용 허가를 받긴 했지만 실제로 사용하진 않은 것으로 조사돼 판매·제조 중지가 해제됐다. 

발사르탄은 스위스 제약사가 개발한 고혈압 치료제 성분 가운데 하나로 그 자체는 발암물질이 아니다. 중국 화하이사가 제조하는 과정에서 ‘NDMA’라는 물질이 불순물로 들어가면서 문제가 됐다.

‘NDMA’는 세계보건기구 국제암연구소에서 2A 등급인 잠재적 발암물질로 분류한 물질이다. 2A 등급은 발암 가능성은 있지만 인체 발암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NDMA는 간암을 일으키는 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동물 실험에서 콩팥이나 폐 등에 암 유발 가능성이 있다는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에 허가된 고혈압 치료제 2690개 품목 가운데 발사르탄 성분이 들어간 제품은 571개이며 이 가운데 중국 화하이의 발사르탄 성분을 사용하겠다고 등록한 품목은 216개다. 

최근 3년간 전체 발사르탄 제조·수입량은 48만4682㎏으로, 이 가운데 중국 화하이사 발사르탄 비중은 2.8%(1만3770㎏)에 해당한다.  

환자들은 자신이 복용중인 약을 어떻게 해야할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일 식약처가 일부 고혈압 치료제에 대한 판매 중지 조치를 발표한 이후 전국 병·의원과 약국 등에 자신이 복용하고 있는 치료제에 문제가 있는지를 문의하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일상 생활 중 공기, 물, 음식물을 접하는 경우에도 소량의 NDMA에 노출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며 “판매 중지 대상 의약품을 복용하는 경우라도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면 더 위험할 수 있으므로 먼저 의사 등 전문가와 상담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복지부는 발암물질 함유 가능성이 있는 고혈압 치료제에 대해서는 잔여량 만큼 별도 본인 부담없이 다른 치료제로 재처방 해준다는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문제의 약을 복용한 환자들이 병원에서 다시 처방받을 때는 본인부담금 없이 다른 고혈압 치료제로 재처방·재조제를 받을 수 있다”며 “고혈압 치료제가 임의 복용중단 시 위험성이 높아지는 등 지속 복용이 필요한 점 등을 고려해 환불 절차는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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