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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지상파 3사 사상 첫 '낙제점'...조건부 재허가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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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지상파 3사 사상 첫 '낙제점'...조건부 재허가 결정
  • 안명옥 기자
  • 승인 2017.12.27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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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초...지상파 3사, 재허가 기준 점수 650점 미달

방송통신위원회가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방송공사(KBS), 문화방송(MBC), SBS 등 지상파 3사에 대해 재허가 미달 판정을 내렸다. 

 다만 시청권 보호를 이유로 방송공정성 강화와 제작종사자 자유·독립 강화 등을 제시하며 '조건부 재허가'를 결정했다. 

 방통위는 26일 오후 과천정부청사에서 제49차 위원회 회의를 열고 '2017년도 지상파방송사업자 재허가에 관한 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12월 말까지 허가유효기간이 만료되는 KBS 등 14개 방송사 TV, 라디오 DMB 등 147개 방송국에 대한 재허가에 관한 내용이다. 

 방통위는 방송·미디어, 법률, 경영․회계, 기술, 시청자 등 각 분야 전문가 11인으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심사를 마쳤다. 그 결과 KBS, MBC, SBS, 대전MBC 등 4개 방송사 일부 TV와 라디오 방송국 등 14개 방송국은 기준점수인 650점 미만으로 평가했다. 

 방통위에 따르면 KBS 1TV는 646.31점, KBS 2TV는 641.60점, MBC는 616.31점, SBS는 647.20점을 기록했다. 지상파 3사가 기준점수에 못미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허가 심사위원회는 이들 방송사에 대해 방송공정성 제고, 제작종사자 자유와 독립 강화, 종사자 징계 절차 개선, 콘텐츠 경쟁력 제고 등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방통위는 대표자에 대한 추가 의견청취, 추가 자료 접수를 통해 이에 대한 해당 방송사의 의지와 구체적 이행계획을 확인했다. 이에 미흡한 사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자의 시청권 보호를 고려하고 향후 재허가 조건의 엄정한 이행을 전제로 '조건부 재허가'하고 재허가 유효기간 3년을 부여했다.

 나머지 14개 방송사의 133개 방송국은 재허가 기준 점수인 650점 이상을 획득하였으며, 이들 방송사에 대해 역시 재허가유효기간 3년을 부여했다.

 방통위는 방송 공정성과 종사자에 대한 부당 징계 논란, 경영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적책임·공정성 확보 방안, 제작․편성의 자율성, 종사자에 대한 부당 처우 방지, 지역방송사의 지배구조 개선, 외주 제작 거래 관행 개선, 일자리 창출 확대 방안 등을 중점 심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외주 제작 거래 관행 개선과 관련, KBS와 EBS에 자체제작 표준 단가표를 제출하도록 재허가 조건을 부가했다. 자체제작과 외주제작 프로그램 간의 제작비 격차를 최소화하도록 유도했다. 

 또한 KBS, MBC에 대해서는 방송제작의 자율성과 독립성 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편성위원회를 정기적으로 또는 필요시 반드시 개최하도록 하는 등 제작 현장의 종사자와 경영진 간의 갈등 해소 시스템이 원활히 작동하도록 했다.

 아울러 지진 등 재난재해의 빈발에 따라 신속하고 효과적인 재난방송을 실시할 수 있도록 방송사의 의무를 강화했다.MBC와 SBS에 대해 고화질 DMB 방송을 내년 3월 내에 실시하도록 해, 전체 DMB 방송사가 고화질 방송을 송출하도록 하는 등 방송의 공적책무도 강화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방송사가 자신들의 공적 지위와 책무를 다시금 되돌아보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과 의지를 새롭게 다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이번에 부가된 재허가 조건과 권고사항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등 관리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재허가 신청서 작성 사항 표준화, 평가지표 개선 등 심사위원회의 건의사항도 폭넓은 의견수렴과 정책연구 등을 통해 향후 '재허가․재승인 사전 기본계획' 보완 및 재허가 제도 개선에 반영해 나갈 방침이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위원회 회의에서 "유례없이 지상파 점수가 낮게 나온 것은 심사위원들의 심사가 잘못된 게 아니라, 방송사가 자성을 해야하는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여러 가지 조건과 권고사항 붙었는데, 좋은 방송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기에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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