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고리 권력 3인방…최씨 국정농단 개입 여부 조사
"검찰에 성실하게 답했다" 짧게 말한 뒤 빠져나가
'문고리 권력 3인방'으로 불리며 최순실(60·구속)씨의 청와대 출입을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안봉근(50)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이 16시간 가까운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최순실 게이트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전날 오전 10시 안 전 비서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15일 오전 1시50분께까지 15시간50분동안 조사를 벌였다.
안 전 비서관은 조사 후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며 '최씨의 청와대 출입에 동행한 것이 맞는지', '청와대 문건을 넘겨주는 데 개입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검찰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하고 왔다"고 짧게 말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지시가 있었는지', '주치의 김모씨와 청와대에 동행했는지', '국민에게 한 말씀 해달라'는 질문 등에는 묵묵부답하며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 사이를 빠져나갔다. 이어 빠른 걸음으로 나가 택시를 잡아 타고 2분여만에 청사를 떠났다.
검찰은 안 전 비서관을 상대로 최순실씨의 청와대 출입을 도왔는지, 청와대 행정관들을 보내 최씨를 수행하도록 했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비서관은 전날 애초 소환 예정시간보다 30분 정도 빠른 오전 9시25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기자들을 피해 조사실로 향하면서 "검찰에 올라가서 말하겠다"고 짧은 말만 남겼다.
전날 오전 10시30분께부터 이재만(50) 전 총무비서관도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이미 구속된 정호성(47) 전 부속비서관과 함께 '문고리 권력 3인방'으로 불리며 박근혜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검찰은 이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렀지만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안 전 비서관은 최씨가 박 대통령의 순방일정을 미리 입수하고 의상을 제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시기 제2부속비서관으로 근무했다. 최씨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진 이영선·윤전추 행정관도 당시 제2부속실 소속이었다.
안 전 비서관은 자신의 차나 이 전 행정관의 차를 이용해 검문검색 없이 최씨의 청와대 출입을 도왔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9일 안 전 비서관과 이 전 비서관 등 청와대 전·현직 공무원 4명의 주거지에 대해 압수수색을 했다.
한편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을 참고인 신분으로 늦어도 16일에 조사할 방침이며 구체적인 조사 방법과 일정 등에 대해 청와대 측과 조율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