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5-07-14 13:04 (월)
'최순실의 끗발?'…일선교사들 "정유라 출결처리 이해 못하겠다"
상태바
'최순실의 끗발?'…일선교사들 "정유라 출결처리 이해 못하겠다"
  • 윤이나 기자
  • 승인 2016.11.03 10: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석조작=성적조작' 공립학교에서 있을 수 없는일
수업권 강화돼 체육특기자라도 수업 받고 운동이 원칙 
불순 의도보다 출석 관행적 인정…공립학교에서 책임질 이유 없어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청담고·선화예술학교(중학교 과정) 재학중 장기간 결석을 하고도 출석을 인정받는 등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일선 출결·체육담당교사들은 청담고의 출결처리를 이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3일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정유라씨는 청담고 재학중 전체 수업일수 582일중 229일을 대회 출전과 훈련 참여로 결석했지만 공결처리됐다. 선화예술학교(중학교 과정) 재학중에도 대회 출전과 훈련을 이유로 결석한 42일이 공결처리됐다.
 

 

서울교육청 현장 감사에서 청담고는 승마협회 공문 등 공결 근거서류를 모두 구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출결 관리시 대회 참가 및 훈련일을 나이스(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출석인정으로 처리해야 하지만 실제와 다르게 기재하거나 승마협회 공문이 접수되기전 공결처리하는 등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은 사실도 발견됐다는 점이다.

정씨는 우선 결석한뒤 대회 출전 공문을 보내거나 대회 개최 일주일전부터 출석인정을 요구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 일정이 첨부되지 않은 공문을 내고도 출석인정을 요구했던 셈이다. 

이를 두고 출결업무나 체육특기생을 담당했던 현직교사들은 정씨에 대한 학사관리가 다른 특기생에 비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느슨했다고 지적했다. 

A고등학교 교무담당 교사는 "결석일보다 공문 발송일이 나중일 수 없다. 원칙적으로 대회 출전 이전 공문이 오고 내부 절차를 거쳐 학교장 결제를 얻어야 대회 출전과 인정결석(출석으로 인정받는 결석)이 가능하다"며 "공문없이 인정결석 처리했다면 감사 대상이고 징계 대상이다. 특혜가 맞다"고 말했다.

이어 "교직 10년차지만 대회 일정 등이 명시되지 않은 공문을 내고 대회출전 인정결석을 받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며 "출석은 점수가 있기 때문에 민감하다. 출석 조작은 성적 조작과 같은 의미인데 공립학교에서 출결을 이런 의혹이 불거질 수 있도록 관리했다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사격 특기생을 담당했다는 B고의체육교사 C씨도 "대회에 출전하거나 태릉선수촌에 금요일 훈련하러 들어갈 때도 당일 오전 수업은 받도록 했다"며 "학생의 수업권이 강화돼 체육특기자라 하더라도 수업을 받은후 운동을 하도록 하는 게 학교 방침"이라고 의아해 했다.

스키 상비군을 지도했다는 또다른 고교 체육교사 D씨도 "승마와 다를 수 있지만 스키의 경우 대회 이외 전지훈련은 방학때 갔다. 학기중에는 전지훈련을 못 가게 돼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해외로 대회를 나갈 때도 오후 비행기면 오전까지는 수업을 받고 가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학생이 불만스러워 했지만 학교 방침이었다"며 "사립학교도 아닌 공립학교에서 정씨처럼 출결처리를 해 오해 소지를 만들 이유가 없는데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우리 학교였다면 관리자가 선을 긋거나 관리자가 강권한다면 교육청 장학사에게 전화해 판단을 부탁했을 것이다. 서류상 문제가 없더라도 일선교사나 학생들이 보기에는 특혜라고 볼 소지가 많다"고 전했다. 

사립 중학교 교무 담당 교사인 E씨는 "불순한 의도로 특혜를 줬다기 보다는 대회 출전인 만큼 학교 위신을 높인다고 생각해 관행적으로 출석을 인정해줬을 것"이라면서 "사립학교처럼 관리자가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나서는 경우가 아닌 이상 공립학교에서 무엇을 믿고 출결을 조작하겠냐"고 되물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