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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반대 농성장 철거 시작…곳곳 몸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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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반대 농성장 철거 시작…곳곳 몸싸움
  • 안지율 강경국 강승우 김기진 기자
  • 승인 2014.06.11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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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살고 싶습니다. 제발 우리를 살게 해 주세요"

11일 오전 6시. 밀양 송전탑 반대 농성장 철거 작업이 시작된 경남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평밭마을 129번 송전탑 공사 현장에서 움막 철거 행정대집행이 진행됐다.

마을 입구에는 주민들이 행정대집행을 하려는 공무원들을 막기 위해 확성기를 들고 "우리도 살고 싶다"며 "제발 돌아가 달라"고 요구했다.

20여 분간 주민과 공무원간 실랑이가 벌어진 후 밀양시청 공무원 100여 명은 움막이 설치돼 있던 산 정상으로 올라갔다.

현장에는 주민과 수녀, 시민사회단체, 인권단체 관계자 등 130여 명이 움막 내부와 외부에서 행정대집행을 하려는 공무원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동한 경찰에 항의하며 반발했다.

공무원과 경찰은 움막을 둘러싼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자진 철수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스스로 물러난 사람은 없었다.

20여 분간 실랑이 끝에 움막을 중심으로 사람들을 강제로 해산시켰고 이 과정에서 고성과 거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움막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공무원 모두 경악을 금치 못하는 일도 발생했다.

움막 앞 뜰에 약 가로 5m, 세로 3m 크기의 천막이 놓여 있었는데 그 아래에는 사람들이 파놓은 구덩이가 있었고 약 2m 깊이의 구덩이에는 여성 주민들이 상의를 벗고 쇠사슬로 몸을 묶은 채 '사람'이라고 외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구덩이 한켠에는 LP가스통이 2개가 있었고 화들짝 놀란 경찰관들은 서둘러 가스통을 빼앗아 구덩이 밖으로 들어냈다.

당초 경찰은 움막에 LP가스통과 휘발유, 시너 등 폭발성 있는 인화성 물질 등이 준비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지만 구덩이 밑에서 사람들과 함께 나타나자 순간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하지만 다행히 폭발 사고와 같은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고 주민들은 격렬히 저항을 하다 여경 등 경찰관에 의해 구덩이에서 들려 나왔다.

일부 주민들은 상의를 벗은 상태에서 쇠사슬로 몸을 묶고 있어 움막 철거에 1시간 넘게 걸렸다.



한편 밀양시는 이날 또 다른 송전탑 공사 현장이 있는 부북면 127번 공사 현장을 비롯해 3개 지역, 5개 움막에 대한 철거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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