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10일 민주항쟁기념일을 맞아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묻고자 청와대로 향한다.
지난 9일 고려대 안암동 캠퍼스 정경대 후문에는 '"가만히 있으라"는 사회에서 교수님들이 그만 가만히 있길 바라는 불손한 제자들'이란 명의로 한 장의 대자보가 게시됐다.
이들은 '교수님에게 부치는 편지'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통해 "연세대학생 이한열이 최루탄을 맞았던, 전국에서 몇천명이 시위를 하다 경찰서로 연행되던, 그럼에도 계속해서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몇백만이 거리에서 만났던, 그저 평범하게 살아가든 사람들이 불의에 항거해 거리로 뛰쳐나왔던 87년 6월을 기억하십니까?"라며 교수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내일 당신들의 제자들이 우리들의 6월을 맞으러, 87년 6월을 잊지 않기 위해,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냈던 변화를 믿기에, 세월호 참사는 생명보다 이윤이 먼저인 이 사회와 그 전통이 만들어 낸 것이라 소리치러 거리로 나갑니다"고 전했다.
특히 이들은 "청와대로 향합니다. 무참히 밟히고 깨지고 결국 경찰서로 잡혀갈 것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나갑니다. 세월호 참사의 모든 책임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많은 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 최고 책임자가 이윤보다 생명이 먼저인 사회를 만들 의지가 없어 보이기에 우리는 그것에 항의하러 갑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10일 오후 8시 청와대 앞길에서 열릴 예정인 '6.10 청와대 만인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그러나 경찰이 이날 청와대 인근에서 신고된 61건의 집회를 모두 불허하면서 마찰이 예상된다.
지난해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던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에 이어 또 다시 등장한 고려대 대자보에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겁다.
아이디 bongxx는 "이 글을 읽는데 왜 이리 슬픈지 모르겠다. 우리 학생들이 기성세대에게 깨우침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디 비밀xx는 "몸도 마음도 많이 다치지않길 바란다. 못난 어른들이 너무 많은 세상이라 미안하다"고 응원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