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선박과 반도체가 부진한 대신 자동차와 일반기계 등의 선전으로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6000억 달러를 넘길 전망이다. 다만 전체 수출입 증가율은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13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2011년 수출입 평가 및 2012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우리나라 무역규모는 수출 6005억 달러, 수입 5655억 달러로 무역수지는 35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사상 처음으로 월평균 500억 달러의 수출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연구원은 예상했다.
연구원은 내년 우리나라 무역이 경제성장에 따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신흥개도국에 대한 수출비중 확대가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일반기계 등이 수출호조세를 나타내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올해보다 증가한 35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연구원은 예상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을 비롯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고, 선박과 반도체 등 일부 주력품목의 수출감소가 불가피해 올해보다 수출입 증가율은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은 내년 수출과 수입 증가율을 각각 7.8%와 7.9%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수출입 증가율(추정치)인 19.4%, 23.2%보다 크게 떨어진 것이다.
수출은 선진국 경제의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 부진과 선박, 반도체 등 주력 품목의 부진으로 한 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수입은 유가의 소폭 하락과 원유 도입물량의 증가율 둔화 등으로 올해 보다 증가율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서는 지적했다.
품목별로는 올해 수출 1위 품목인 선박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수주물량이 급감했던 2009년 계약물량의 인도가 이뤄지면서 내년에는 수출이 소폭 감소한 540억 달러(-3.6%)로 예상된다.
반도체는 공급과잉에 따른 단가하락의 영향으로 올해의 부진이 이어져 올해보다 2.2% 감소한 485억2800만 달러를 기록하고, 올해 큰 폭의 증가율을 기록한 석유제품도 일본 정유시설 정상화 및 유가하락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으로 증가율이 크게 둔화돼 올해 보다 3.5% 증가한 525억5300만 달러로 전망된다.
그러나 내년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은 완성차의 경쟁력 제고에 따른 해외수요 호조와 해외생산 확대에 따른 부품수출 증가로 각각 전년대비 11.0%, 20.1% 증가한 494억만 달러와 281억만 달러로 예측됐다.
일반기계(516억4500만 달러, 14.7%)도 신흥개도국 시장의 인프라 개발용 수요가 증가하면서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연구원의 전망이다.
이밖에 철강 398억 달러(7.9%), 가전 149억 달러(7.3%), 평판디스플레이 351억9200만 달러(6.2%), 섬유 167억500만 달러(5.5%), 무선통신기기 286억4000만 달러(2.1%) 등은 올해 보다 한 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경태 국제무역연구원장은 "세계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수입수요 감소와 선박, 반도체 등의 수출 부진 예상 등이 내년도 수출의 위협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신흥시장에 대한 수출비중이 증가하고 자동차, 일반기계 등 여타 품목의 호조가 지속되고 있어 월평균 500억 달러, 연간 6000억 달러대의 수출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