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청년층 59.8%…집값 상승 막차수요
매수심리 견조 “똘똘한 한 채 대기수요 여전”
올들어 서울에서 생애 첫 내 집 마련을 한 무주택자가 4년 만에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6·27 대출 규제부터 9·7 공급 대책,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까지 이재명 정부 들어 세 차례 부동산 대책이 나왔지만 ‘패닉바잉’ ‘막차수요’ 심리가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8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 동안 서울의 생애 최초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빌라) 매수자는 3만5823명으로 3만명을 훌쩍 넘겼다. 이는 문재인 정부 시절 집값 급등기인 2021년 같은 기간(3만8996명)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특히 20대와 30대 청년 생애 최초 매수자는 올해 이 기간 2만1436명으로, 전체 매수자의 59.8%로, 2021년 같은 기간 60.8%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해당 기간 기준 서울의 생애 최초 집합건물 매수자는 2021년 3만8996명 최고치를 찍은 뒤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가 맞물린 2022년 1만8328명, 2023년 2만1089명으로 쪼그라들었다.
이후 신혼부부·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책대출이 확대된 지난해 2만8056명으로 늘어난 뒤 올해까지 증가세가 이어졌다.
고강도 수요 억제책과 공급대책이 번갈아 나왔음에도 생애 최초 매수자가 늘어난 것은 집값 상승에 대한 불안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작구 대방동의 한 중개업소는 “10·15대책 직전에는 집을 내놓자마자 팔리는 게 부지기수였다”며 “30대로 보이는 부부가 집을 본 지 한 시간만에 계약하기도 했다. 규제 대책이 나올 거란 소문에 호가를 높여도 매수자가 오히려 서두르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10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 종합 매매가격은 1.19% 상승으로, 2018년 9월(1.25%) 이후 7년 1개월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3중 규제’가 시행된 달임에도 집값 오름세가 오히려 강해진 셈이다.
주택 매수심리도 꺾이지 않고 있다. 국토연구원 10월 부동산 시장 소비자 심리조사를 보면, 지난달 서울 주택 매매 소비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4.717포인트(p) 오른 137.5로 지난 6월(150.3) 이후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높았다.
부동산 소비자심리지수는 부동산 중개업소와 일반 가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뒤 소비자의 행태 변화 및 인지 수준을 0~200의 숫자로 수치화한 것이다. 수치가 95 미만이면 하강 국면, 95~115 미만이면 보합, 115 이상이면 상승 국면으로 본다. 서울 주택 매수 심리가 잇따른 수요 억제책에도 꺾이지 않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똘똘한 한 채’ 수요가 강해 대출한도 축소, 실거주 의무 강화 등 고강도 규제에 적응하게 되면 강남권을 시작으로 서울 부동산시장이 다시 꿈틀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부 부동산연구위원은 “규제 이후 조정된 호가에 재건축 아파트 등 중심으로 꾸준히 거래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똘똘한 한 채 대기수요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공급 부족과 풍부한 유동성에 따른 시장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해 정비사업 아파트 위주로 실수요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