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는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미 관세협상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한미관세 협상 자화자찬을 비판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실책을 거론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정부는 합의문조차 필요 없는 잘된 협상문이라고 자화자찬했다”며 “하지만 엉터리 통상외교로 우리 기업들은 고율관세를 고스란히 떠안은 채 생존을 위한 악전고투를 벌이고 있다”고 했다.
최 의원은 “평생을 기업 경영에서 협상 승부사로 살아온 트럼프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우리나라 정부 경제 아마추어들의 행태를 보면 정말 기가 찰 노릇”이라며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협상 실패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듯 통상외교 실패를 반미 프레임으로 덮으려 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관세 협상 같은 경우는 저희들에게 힘을 좀 실어주셔야 한다”며 “저희들이 일본과 다르게 유리한 방향으로 국익 입장에서, 또 상업적 합리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한국의 현실에 맞는 방향으로 끌고 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제가 국감을 여러 번 하고 있지만 이렇게 자료를 안 내는 경우는 처음 본다”며 “대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서 우리 외환보유고의 84.5%에 달하는 3500억 달러 합의가 지금 제일 문제가 되고 있다. 어떻게 해서 3500억 달러 합의가 됐는지 그 과정을 설명해달라”고 했다.
박 의원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정부가 당시 작성했다고 한 비망록이 있다”며 “비망록과 미국이 보내온 MOU(양해각서)의 내용이 다르다는 발언도 했다. 관세협상이 폭망으로 가고 있는데 언제까지 자료를 안 줄 것이냐”고 말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미국이 전달한 MOU를 국민에게 공개할 생각이 없느냐”고 했다.
구 부총리는 “미국에서 초안으로 제시한 안이고 상대방이 있는 것이라 (공개에)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협상이 어느 정도 되고 나면 저희들이 국민들께 (협상 내용을) 보고 드리겠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관세협상의 중요성을 지적하면서도 윤석열 정부의 책임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정일영 민주당 의원은 “지금 협상이 교착돼있으니 대기업도 그렇고 중소기업도 어려워지고 있다”며 “전 정부에서 (관세에 대해) 연구도 하고 대책을 마련했었느냐. 제가 볼 때는 윤석열 정부는 내란만 생각했지 그런 대책이나 대응도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구 부총리는 “제가 이틀을 남겨 놓고 협상했기 때문에 지난 정부가 무엇을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모른다”고 말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한미 관세협상의 핵심 쟁점들은 국민들에게 보고될 필요가 있다”며 “국민들이 일치단결해 우리 정부를 믿고 신뢰해야 협상력이 생긴다.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대로 국회의 비준동의를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도 “우리 국민들은 미국의 3500억 달러 투자에 대해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협상의 과정들과 관련해 원칙을 지키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임이자 기재위원장은 구 부총리에게 “지금 국민들이 관세협상을 관심 있게 보고 계신다”며 “계속 국익이 우선이라고 하는데 거기서 말하는 국익의 의미가 무엇이냐. 관련 자료가 있다면 제출해달라”고 했다.
한편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기재부는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분리됐다. 때문에 올해가 기재부 이름으로 진행되는 마지막 국정감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