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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식품 우체국 택배 안돼요"…시민들, 아침부터 헛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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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식품 우체국 택배 안돼요"…시민들, 아침부터 헛고생
  • 박두식 기자
  • 승인 2025.09.29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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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중단됐던 우체국서비스 일부만 복구
착불·안심·신선식품 소포, 미국행 EMS·수입인지·알뜰폰 불가능
▲ 29일 오전 9시께 세종시 보람동 세종우체국에서 알밤을 소포 보내려는 시민이 창구에서 접수를 받지 않아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뉴시스
▲ 29일 오전 9시께 세종시 보람동 세종우체국에서 알밤을 소포 보내려는 시민이 창구에서 접수를 받지 않아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뉴시스

"신선 식품은 우체국 택배 접수할 수 없습니다."

29일 오전 9시 세종우체국 직원이 소포를 보내려는 시민에게 한 말이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로 중단됐던 우체국 우편서비스가 이날 오전 9시부터 일부 복구됐지만, 시민들은 불편을 겪고 있다.

이날 문을 여는 오전 9시 전부터 세종시 보람동 세종우체국에는 소포와 등기, 급한 우편물을 보내기 위해 닫힌 철문 앞에 시민 8~9명이 줄을 서 있었다.

우체국 문이 열리자 들고 온 소포든 한 80대 남성이 들어서자 우체국 직원은 그가 들고 있던 '건강식품'을 보고 급히 나왔다.

우체국 직원은 '건강식품'을 들고 온 남성에게 "국정자원 화재로 소포가 내일 도착 안할 수 있다. 당분간 건강식품을 포함, 음식물 등은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우체국 직원 말을 들은 남성은 "알았다"며 우체국을 떠났다.

뒤이어 77세라고 밝힌 여성도 소포를 보내려다 우체국 직원이 반려하는 바람에 소포를 다시 들고 집으로 돌아갔다.

여성은 아들에게 알밤을 소포로 보내려 했지만, 우체국 직원은 신선식품이란 이유로 창구에서 소포 접수를 받지 않았다. 여성은 "얼마 전까지는 (식품 택배가)됐는데 알지 못하고 와서 다시 들고 가야… 추석이라 아들에게 (알)밤을 보내려고 했지만 안됐다"며 "택배가 안 된다니 직접 들고 가는 방법뿐이 없고 미리 알았으면 아침부터 헛고생 안 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실랑이는 이날 곳곳에서 목격됐다. 주로 나이가 지긋한 노인들이 자식들에게 택배를 보내는 상황이 대부분이었다.

나이가 있어 보이는 한 남성이 '햄 선물 세트'를 포장하자, 우체국 직원은 그에게 "내일 안 들어갈 수 있으니 택배 접수가 어렵다"고 말하자 그는 "통조림이라 상관 없다"며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날 우체국 직원들은 접수하는 시민들에게 일일이 소포 내용물이 어떤 것이지 묻고 '식품류'라고 판단하면 돌려 보냈다.

이와 관련 세종우체국은 "공식 입장은 우정사업본부를 통해 하라"며 선을 그었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현재 이용 가능한 서비스는 ▲우체국 창구를 통한 통상·소포·국제우편 접수 ▲인터넷 우체국의 계약고객 다량 소포 발송 및 사전접수 ▲등기와 소포 배송현황 종적조회 등이다.

이날 오전 기준 우체국 창구에 방문해도 착불소포, 안심소포, 신선식품 소포, 미국행 EMS(비서류), 수입인지·알뜰폰 같은 수탁상품 접수는 여전히 불가능하다. 이 가운데 미국행 EMS는 EMS프리미엄, 온라인 내용증명은 현장 우체국 창구에서 이용할 수 있다.

또 인터넷 우체국에서는 우체국쇼핑, 신규 회원가입, 계약등기 등 일부 외부기관 연계 서비스, 온라인 내용증명도 이용할 수 없다. 6월 22일부터 9월 26일 사이 접수된 우편물의 종적조회도 제한된다.

우정사업본부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국민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를 먼저 제공한다는 방침이지만, 명절을 앞두고 시민들의 불편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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