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남북은 현실적 두 국가”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통일을 지향한다고 25일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통일부에서 약식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말한 뒤 “잠정적으로 통일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 생긴 특수관계 속에서 국가성을 인정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두 국가’는 국가성을 인정하는 것이지 영구분단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며 “흑백논리, 냉전시대적 관점에서 북한의 국가성을 인정하는 것은 ‘통일 포기’라고 이야기하는데, 중요한 것은 주권자의 뜻”이라고 했다.
이어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조사 결과를 인용해 “국민 50%이상은 북한이 국가라고 대답한다”며 “국민 다수가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고 있다. 이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또 “소모적이고 단편적인 국가성 논쟁보다는 대화와 교류를 복원하느냐, 오래된 꿈인 (미중일러) 4강이 (남북한을) 교차 승인하는 구도를 완성해서 북미수교와 북일수교를 만들어 내느냐, 이것이 실천적 과제로 우리 앞에 있다”고 말했다.
남북 ‘두 국가론’을 두고 정부 내 외교관 중심 동맹파와 정 장관 등 자주파 간 이견이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정부는 한 팀”이라고 했다.
정 장관은 “한 팀이라고 말씀 드렸는데 부처별로 입장은 다르다”며 “그러나 용광로에서 한 팀으로서 의견을 녹여내서 대통령이 제시한 대화와 교류 복원, 관계 정상화, 비핵화를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연 간담회에서 “정부는 두 국가론을 지지하거나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통일부 장관이 남북 두 국가론을 이야기하는 것이 자칫 ‘통일 포기’ 인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이재명 정부가 1994년 김영삼 정부가 제시한 정부 공식 통일방안인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계승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 장관은 “2체제 2정부가 가능하다는 것이 (민족공동체통일방안) 2단계의 ‘국가연합’ 단계”라며 “점진적, 평화적 통일에서 ‘두 국가’는 필수적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