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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올해 물가 0.1%p 높여…7월 폭염·호우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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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올해 물가 0.1%p 높여…7월 폭염·호우 영향
  • 박두식 기자
  • 승인 2025.08.3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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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지역 곳곳이 호우경보와 산사태주의보가 내려질 만큼 많은 양의 비가 쏟아져 내린 지난달 26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 만성동에서 지붕이 떨어져 있다. /뉴시스
▲ 전북지역 곳곳이 호우경보와 산사태주의보가 내려질 만큼 많은 양의 비가 쏟아져 내린 지난달 26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 만성동에서 지붕이 떨어져 있다. /뉴시스

올여름 집중호우와 폭염이 건설업과 농림·어업, 외식 서비스 업종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을 유발해 올해 소비자물가를 0.1%포인트 높일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31일 발표한 '최근 집중호우와 폭염의 성장·물가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제시했다. 해당 보고서는 한은 조사국의 박병걸·임춘성 팀장, 이승호·양준빈·장태윤 과장과 김지현·조인식·김상효·김지원·안선균·오영식 조사역이 공동 집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상 악화로 인해 올해 3분기 소비자물가는 0.3%포인트, 연간 기준으로는 0.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 한은은 8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물가 상승률을 기존 1.9%에서 2.0%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특히 농축수산물 가격의 상승이 시차를 두고 외식물가로 전이되는 구조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농축수산물 가격이 10% 오를 경우 약 3분기 뒤 외식물가가 0.9%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경제성장 측면에서도 영향은 뚜렷하다. 집중호우 기간이 10일 늘어나면 농림·어업 성장률은 연간 기준 2.8%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물가 상승은 음식업점 수요 위축으로 이어지고, 소매판매 부문에서는 야외활동 관련 소비가 줄어드는 흐름도 포착됐다.

폭염은 건설업의 작업 속도 저하, 양식어류 폐사, 산란계 및 젖소의 생산성 저하 등으로 이어졌고, 이는 농림어업 생산 전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면 서비스업에도 전반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는 것으로 봤다.

보고서는 이런 분석 결과를 토대로 집중호우와 폭염이 집중되는 3분기 성장률이 2020년대 들어 2010년 대비 약 0.1%포인트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간 성장률은 0.04%포인트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했다.

문제는 이런 극단적 기상현상이 앞으로 더 자주, 더 크게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저자들은 충격의 크기가 기존 인프라가 감당할 수 있는 일정 임계치를 넘어설 경우 부정적 영향이 비선형적으로 커지면서 기존 예측을 크게 상회하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양준빈 한은 조사국 경기동향팀 과장은 "극단적 기상현상은 인명·재산 손실, 생산시설 피해, 생산성 저하 등을 통해 잠재성장률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인프라와 재난 대응체계 구축 시 장기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선제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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