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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방중, 시진핑·푸틴과 한 자리에…북중 관계 복원 과시·한미일 삼각 공조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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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방중, 시진핑·푸틴과 한 자리에…북중 관계 복원 과시·한미일 삼각 공조 견제
  • 뉴시스
  • 승인 2025.08.2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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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김정은과 달리 다자외교 첫 데뷔…‘정상 외교’ 신호탄
이재명-트럼프 대북 공조에 대미·대남 압박 카드 차원일 수도
한미, 한일 정상회담 후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 부각 가능성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완공된 함경남도 낙원군 바닷가양식사업소와 어촌문화주택지구를 방문했다고 조선중앙TV가 27일 보도했다. /뉴시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월3일 중국이 주최하는 전승절 80주년 기념 행사에 직접 참석차 곧 방중한다. 북한 지도자가 공개적인 다자외교 무대에 참석하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주목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 8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곧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을 방문하시게 된다”고 28일 보도했다. 구체적인 날짜는 명시하지 않았다.

통신은 이번 방중이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습근평(시진핑) 동지의 초청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 지도자가 해외 다자외교에 나서는 건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성 주석은 1950~70년대에 중국, 소련, 동유럽,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을 방문한 적은 있지만 이는 양자 정상회담 성격이었을 뿐, 다자 회의는 아니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중국, 러시아를 수차례 방문한 적 있지만 대체로 재임 중에는 해외 방문 자체가 극히 드물었다. 더군다나 공개적으로 다자외교 무대에 참석한 사례는 없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이후 러시아·중국·싱가포르 등에서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방문한 적은 있지만 모두 양자회담 성격이었다. 상대적으로 본인의 주목도가 떨어질 수 있는 G20, APEC, 아세안+3, UN총회 같은 다자 정상급 무대에는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북한은 비동맹운동(NAM), 아시아·아프리카정상회의(인도네시아 반둥),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 UN총회 등에 외무상이나 고위 외교관료를 파견해왔을 뿐, 북한 최고지도자 본인이 참석한 다자외교 무대는 없었다. 대신 외무상이나 특사가 대리 참석하는 방식이 관행이었다.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다면 국제 다자외교 무대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것으로 이 자체만으로도 외교적 의미가 상당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단 한 번도 해외 다자외교 무대에 나선 적이 없었던 김 위원장의 방중은 북한에서 비교적 젊은 지도자로서 ‘정상 외교’의 시작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는 만큼 북중러 지도자가 한 자리에 서있는 모습을 연출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중 관계 복원을 과시하기 위한 의도가 담긴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전을 계기로 북러 협력 관계가 강화된 반면 북한은 중국과의 관계가 예전보다는 소원해진 상태다. 김 위원장의 방중을 계기로 북중 관계 회복에 좀 더 속도를 내고, 북핵·미사일 등 민감한 사안에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위를 가진 중국의 지속적인 지원을 앞으로도 기대할 수 있을지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일각에선 대미·대남 압박 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방일, 방미를 기점으로 한미, 한일, 한미일 협력이 공고해짐에 따라 김 위원장이 ‘한미일 대 북중러’ 간 대결 구도를 의도적으로 부각시키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북러 협력 강화를 한미일 3국이 우려하면서 주시하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참석을 통해 북·중 밀착을 과시함으로써 미국과 한국에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외교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방중 의도와 영향 등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김 위원장이 방중하더라도 지역 정세나 상황이 급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이 대통령의 방중을 통한 남북 정상 간 조우나 양자 회담은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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