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은 19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대통령경호처 인사에 개입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담겼다며 일부 녹취록을 공개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명씨가 지난 2022년 자신의 지인과 나눈 대화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창원지검 수사 보고서로 확인된 명태균씨의 대통령경호처 인사 개입을 재확인해주는 명씨의 육성 녹취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공개한 녹취에 따르면 명씨는 2022년 7월 4일 한 지인과의 대화에서 “항공(업계 쪽)에 김모 회장을 만났는데 김용현(당시 대통령경호처장)씨를 이야기를 하더라”, “김씨가 (내가 알고 있는) A씨를 부를 거다. A씨에게 (그쪽으로) 이력서를 보내라고 하니 보냈더라” 등의 발언을 한다.
또 녹취록에는 “그 다음 날 ‘A씨가 대통령경호처에 들어가게 됐다’고 전화가 왔다”, “내가 A씨를 불러 격려해주고 챙기라고(했다). 김용현이가 불러서 격려할 거고”, “황종호 (대통령실)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을 소개시켜 줄 테니 관계를 잘하라고 얘기해줬다”는 명씨 발언도 담겼다.
아울러 명씨는 “내가 (A씨) 얘기를 (황종호에게) 해놨다”며 “진급도 해야 되지 않나. 사람들 좀 많이 붙여줄 테니까. (A씨가) 사람들한테 잘하니까 (진급도) 하겠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2022년 7월 4일은 창원지검 수사 보고서에 언급된 대통령경호처 소속 권모씨가 명씨에게 ‘박사님 덕분이다’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시점이다. 한 언론은 권씨가 당일 “박사님 오늘 인사가 났다. 다 박사님 덕분이다”라는 메시지를 명씨에게 보냈다고 전날 보도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권씨가 A씨와 동일 인물로 추정된다고 주장하면서, “명씨는 인사 청탁 통로로 당시 경호처장 김용현을 특정해 언급했다”며 “김건희 여사와 명씨의 관계를 고려할 때, 김 여사를 통해 김용현에게 청탁했을 가능성도 매우 커 보인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보다 앞선 같은 해 3월 12일 명씨가 지인과 나눈 또 다른 녹취도 함께 공개하면서, “명씨의 경호처 인사 개입 시도는 이미 넉달 전인 2022년 3월 대선 직후에 이뤄졌다”고 했다.
명씨는 해당 녹취에서 ‘들어올 사람 천지인데 자격 미달인 사람을. 직급이 낮은데 카면(하면) 뭐라 카겠나(하겠나)’, ‘우사(망신) 당한다니까’, ‘그런데 내가 공을 많이 세웠으면 알아서 하갔지(하겠지)’ 등 발언을 했다.
민주당은 “(명씨가 당시) 청탁이 모두 통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설명하며, A씨의 경호처 인사 청탁 사례를 언급했다”며 “(2022년) 3월에는 경호처 인사 개입에 실패했지만, 몇 달 뒤인 6월 말 또는 7월 초 김용현을 통해 성공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또 “당시 명태균·김용현 관계는 이미 아는 사이였는지, 녹취에 등장하는 김모 회장을 통해 소개받은 것인지 규명 대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