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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을사년 새해가 힘차게 솟아올랐건만 역류하는 역사의 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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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을사년 새해가 힘차게 솟아올랐건만 역류하는 역사의 격류
  • 류효나 기자
  • 승인 2025.01.04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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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종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 박근종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주홍빛 비단 안개 걷히고 대망(大望)의 2025년 을사(乙巳)년 새해가 힘차게 솟아올랐건만 우리는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미증유(未曾有)의 총체적 복합 위기 상황에 직면해 역류(逆流)하는 역사의 격류(激流) 중심에 있다. 느닷없는 비상계엄 사태와 연이은 탄핵 정국의 와류(渦流)에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한 치의 양보 없는 극한 정쟁으로 내정이 사실상 마비된 정치적 진공 상태에서 전남 무안공항의 여객기 추락 참사의 침통함과 함께, 해결의 실마리조차 보이지 않는 의정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사회적 불안감을 더욱 격화시키고 한국경제는 백척간두(百尺竿頭)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이렇듯 탄핵 정국에 경기 침체, 고환율 기조까지 겹치면서 내수 시장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당장 내수 한파가 더 혹독해져 성장률 저하로 이어지고 금융·외환 불안도 가중될 수 있어 그 심각성을 더하고 정치, 경제, 사회적 양극화와 간단(間斷)없는 사건·사고로 체제가 무너져 내리는 듯한 공포감이 엄습한다. 이런 와중에 경기 하방(下方) 위험성이 커졌다는 진단과 함께 ‘갓 달러’에 오는 1월 20일이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와 ‘미국 유일주의(America Oniy)’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행정부의 귀환을 앞두고 국제 정세는 그 어느 때보다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나라가 어려움에 부닥칠 때마다 특유의 돌파력을 발휘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온 저력이 있다. 역사의 격류는 종종 대전환의 기회로 역류(逆流)하기도 한다. 대한민국 성공의 역사가 바로 그러한 전철로 무장되어오곤 했다. 거센 풍랑(風浪)에 휩쓸리긴커녕, 오히려 그 격랑(激浪)의 파고(波高) 위에 올라타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반전하는 지혜가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물론 결연한 의지와 단호한 각오만으로 위기를 돌파하고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역부족일 뿐만 아니라 언감생심(焉敢生心) 가능하지도 않을 만큼 작금의 내우외환(內憂外患)의 충격파는 클 뿐만 아니라 녹록하지도 않다. 대내적으로는 올해 경제성장률과 수출 증가율의 1%대 추락이 예고됐다. 대외적으로는 예측불허의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보름 뒤 출범하고, 중국은 전통·미래산업 가릴 것 없이 한국을 맹추격하거나 이미 추월했다. 작금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아니더라도 한국 특유의 ‘갈라파고스(Galapagos) 규제’와 ‘기울어진 노사 운동장’에서 고군분투(孤軍奮鬪)해야 한다. 기업을 권력투쟁의 도구쯤으로 치부하는 정치권의 ‘포퓰리즘(Populism)’과도 맞서야만 한다. 하지만 우리는 ‘희망과 성장’ 그리고 ‘지혜와 변화’를 상징하는 ‘푸른 뱀(巳)의 해’를 맞이하여 허물을 벗고 새롭게 시작하는 청사(靑巳)의 지혜롭고 유연한 기(氣)를 받아 일취월장(日就月將)의 도약을 위해 더 높은 목표를 세워 하늘 높이 비상하고 웅비하는 생애 최고의 해로 엮어가야만 한다.

성공은 도전 속에서 이루어지고, 성장은 익숙함에서 벗어날 때 가능하다는 확고한 신념과 결연한 의지로 오직 앞만 보고 긍정과 열정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야 한다. 을사(乙巳)년 신년 벽두, 우리는 결단코 ‘꺾이지 않고 꺾일 수도 없다’라는 비상한 마음가짐으로 이번에도 위기 극복의 대장정(大長程)에 결연히 의연하고 담대히 나서야만 한다. 그리하여 아직 완성하지 못한 선진국 안착을 향한 우리의 여정을 꿋꿋이 이어가야만 한다. 그 여정은 불온한 포퓰리즘의 허물을 벗고 진부하고 비루한 불합리를 타파하고, 극심한 양극화로 중증(重症)의 상처 입은 민생을 품고 보듬는 치유(治癒)와 회복의 여정(旅程)이어야 한다. 또한, 반대를 위한 반대가 무한 반복되는 국정 교착상태를 과감히 깨부수고,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기민하게 선제 대처하면서, 기술 혁신으로 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자강(自强)의 행보가 축적되거나 보폭이 넓혀지는 여정(旅程)이어야만 한다. 무엇보다 낡고 경직된 구각(舊殼)에서 과감히 벗어나 미래 지향적 제도를 세심히 가다듬고, 산적한 국가적 난제들의 해결을 결단(決斷)하고 결행(決行)하는 살아 움직이는 개혁과 혁신의 여정(旅程)이어야만 할 것이다.

지금 가장 뼈아픈 것은 권한대행 체제의 리더십 부재가 아닐 수 없다.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 여부를 조속히 결정해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해야 함은 물론이다. 하나같이 만만치 않은 과제지만 희망은 있다. 온통 적색 위기 경보로 일관해 온 한국 경제가 지난해 사상 최고의 수출실적을 거뒀다. 1025년 1월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은 전년보다 8.2% 증가한 6,837억 6,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2년 세웠던 종전 기록(6,835억 8,500만 달러)을 2년 만에 경신했다. 글로벌 고금리·고물가가 이어지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불안에도 성과를 거뒀다. 월간 수출은 2023년 10월부터 15개월 연속 전년 대비 ‘플러스(+)’를 나타냈다. 특히 지난해 12월 수출은 613억 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6.6% 증가하며 역대 12월 가운데 최대였다. 전 세계 수출 순위(지난해 1월~9월)는 2023년 8위에서 두 단계 상승한 6위로 뛰어올랐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도 반도체·자동차 등 '효자 품목'이 약진하며 한국 경제를 견인한 것이다.

한국의 효자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전년보다 43.9% 증가한 1,419억 달러를 기록했다. 2022년 세웠던 사상 최대치 기록(1,292억 달러)을 2년 만에 경신했다. 지난해 4분기 중국의 저가 공세에 따라 범용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는 악재가 발생했지만, DDR5나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품목의 수출이 확대하면서 전체 반도체 수출의 호조세가 이어졌다. 2위 수출품인 자동차 수출은 지난해 708억 달러로 전년보다 0.1% 감소하긴 했다. 하반기 주요 완성차·부품업체의 파업 등에 따라 생산 차질이 빚어져서다. 그러나 전년(2023년) 수출이 워낙 크게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2년 연속 700억 달러 이상의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산업통상자원부는 평가했다. 지난해 석유화학 수출은 전년보다 5% 증가한 480억 달러를 기록했다. 하반기 유가 하락세 가운데 원료보다 제품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수익성은 악화했지만, 물량 확대로 극복하는 데 성공했다. 선박 수출은 18% 늘어난 256억 달러를 기록했다. 2021년 비교적 높은 가격으로 수주했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대형 컨테이너선 등이 본격적으로 수출된 영향이 크다. 바이오헬스 수출은 전년 대비 13.1% 증가한 151억 달러를 기록했다. 바이오시밀러 등 의약품의 호조 덕분이 아닐 수 없다. 농수산식품 수출은 7.6% 늘어난 117억 달러였다.

한편 지난해 수입은 전년보다 1.6% 감소한 6,320억 달러를 기록했다. 유가를 중심으로 에너지 가격이 안정화한 덕분이다. 그 결과 무역수지는 518억 달러(약 76조 2,392억 원) 흑자를 나타냈다. 이는 2018년 697억 달러 흑자 이후 6년 만에 최대 흑자 기록이다. 전년(2023년) 103억 달러 적자와 비교하면 621억 달러 개선됐다. 이 개선 폭도 역대 최대 규모다. 문제는 지난해 한국의 대(對)미국 수출과 무역수지 흑자가 각각 1,278억 달러, 557억 달러로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글로벌 기업의 각축장인 거대 시장 미국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이뤄낸 수출로 거둔 흑자 성과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달 출범할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무역수지 균형을 강조하며 보편관세 부과 등 강력한 보호주의 정책을 예고한 상황이 걱정거리다. 이에 따라 역대급 대미 무역흑자 성과가 자칫 미국의 통상 압력을 유발할 수 있어 민관 차원의 적극적 대응이 중요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 대미국 무역에서 1998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흑자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 5년간 흑자 규모는 2020년 166억 달러, 2021년 227억 달러, 2022년 280억 달러, 2023년 444억 달러, 2024년 557억 달러로 매년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10대 교역국·지역 가운데 가장 큰 흑자를 안긴 곳은 미국이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혜택을 받기 위해 한국 기업들이 미국 현지에 공장을 짓는 등 대규모 투자에 나섰는데, 이에 따른 기계·설비 반입 등도 수출로 잡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 상반기 신규 공장 건설과 관련된 기타 기계류 대미 수출이 15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239.4%나 믾이 늘어났다. 이는 투자 유발형 대미 수출이 늘어난 지표로 해석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는 취임 초반부터 주요 무역 흑자국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밀어붙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 결과 한국의 경우 자동차 등 품목에 대한 압박과 함께 그동안 혜택을 누리던 배터리 등에 대한 보조금을 삭감하거나 축소로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따라서 통상 측면에서 미국이 원하는 무역적자 축소를 위해 천연가스, 원유 등 에너지 분야와 항공기, 농축산물 등 미국의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한 협상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미국이 중국에 대한 공급망 배제도 강력히 원하는 만큼 수혜를 볼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검토도 함께 이뤄져야만 할 것 같다.

또한 새해 한국의 국제적 위상은 중대한 변곡점을 맞게 될 운명이다. 이미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정국으로 국가신인도가 바람 앞의 촛불처럼 위협받고 있다. 그야말로 전대미문(前代未聞)의 다중 악재에 미증유(未曾有)의‘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출구 없는 한국경제가 시계(視界) 제로(0)의 누란지위(累卵之危)의 백척간두(百尺竿頭)에 선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위기(危機)상태의 블랙홀(Black hole)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경제의 ‘펀더멘털(Fundamental │ 기초체력)’을 의미하는 잠재성장률이 꺾이고 내수의 침체 속도는 가팔라지는 데다, 수출마저 ‘피크 아웃(Peak out)’의 우려가 점증(漸增)하고 있다. 새해에도 여전히 민생경제 회복은 더디고 불확실성은 높으며 어려움은 지속될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거센 바람은 도널드 트럼프의 재등장이다. 이달 그의 취임을 계기로 미국·중국 갈등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해 보인다. 한국은 그 틈바구니에서 나름의 생존공식을 찾아내야만 한다. 미국 우선주의와 강력한 관세정책을 앞세운 보호무역주의는 한국경제에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한일 관계를 비롯해 다른 외교적 현안들도 불확실성의 광풍에 사로잡혔음도 각별 유념해야 할 과제다.

신년에 서둘러야 할 최우선 과제는 두말할 것 없이 경기 침체에 대한 선제 대응이다. 계엄과 탄핵정국 이전에도 내수 침체로 경기는 나락에 빠져들고 있었다. 정치권의 무책임과 정책당국의 안이한 대응 탓이 컸다. 더 큰 문제는 연말에 돌출한 정치적 혼란이 경제 분야에 급속 전이되면서 화를 걷잡을 수 없이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신속 집행은 물론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을 서두르는 한편 과감한 확장 재정과 완화적 통화정책 추진이 즉각 검토되어 즉시 시행되어야만 한다. 환율방어에도 전략적인 대응이 화급하다. 역사의 흐름에는 고비가 있고 세월의 흐름에는 마디가 있다. 우리는 이런 고비와 마디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극복해 나가야 하는데 진지한 고민을 담고 번득이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우리는 과거 역사를 통해 정치적 무능력이 경제적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었음을 학습하고 체득하고 있다. 여·야·정은 경제위기를 막기 위해 즉각 행동에 나서야 한다. 일찍이 ‘나폴레옹 보나파르트(Napoleon Bonapart)’는 “우리가 어느 날 마주친 재난은 우리가 소홀히 보낸 지난 시간의 보복이다.”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은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 비중은 43% 안팎으로 주요 20개국(G-20) 국가 중 독일(46.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율이 98.6%에 이를 정도로 우리 경제에 수출 기여도는 절대적이다. 이렇듯 우리나라는 무역으로 먹고사는 개방 국가이자, 강대국에 둘러싸인 채 북한을 머리 위에 이고 사는 분단국가이다. 유사 이래 대한민국이 평안 속에 탄탄대로를 유유히 걸었던 적은 없다. 태생적으로나 지정학적으로나 사느냐, 죽느냐의 생사의 갈림길만 있었을 뿐이었다. 올해도 그 본질은 변함이 없다. 다만 당장 오늘의 생존만 추구해선 답이 없다. 엄혹한 오늘의 위기 극복을 위한 도전정신으로 암담한 터널을 헤쳐나가는 고단함 속에서도 예지가 번득이는 안목과 혜안을 갖고 다른 한편, 미래를 내다봐야만 대한민국의 미래가 빛날 수 있다.

당연히 정치적 불확실성을 없애는 것이 최우선 과제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다음으로 구조개혁만이 위기의 국가운명 바꿀 수 있다. 어느 순간 비효율은 나라 곳곳에 눈덩이처럼 켜켜이 쌓였다. 연구개발(R & D)을 할 시간마저 법으로 제한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반도체 산업의 특별법 처리조차 주 52시간 근무제에 발목이 잡혀 뒷전으로 밀려났다. 새해에는 이러한 구태적 타성에서 뱀이 허물을 벗듯 벗어나야만 한다. 주 52시간으로 요약되는 획일적, 경직적 노동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고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개선은 물론‘일자리 미스매치(Mismatch │ 엇박자)’해소와 함께 유연성을 확대하는 ‘노동 개혁’이 화급하다. 새해에는 쉴 자유와 함께 일할 자유를 보장해주는 돌파구를 찾아내길 소망한다. 무엇보다도 규제 개혁을 서두르고 인공지능(AI), 로봇, 블록체인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신사업이 번성하는 나라로 탈바꿈해야만 한다. 불합리하거나 과중한 세금 시스템을 뜯어고치고 돈과 사람과 기술과 아이디어가 몰리게 해야만 한다. 분명 대한민국은 위기상황이 맞다. 다시 대한민국이란 결연한 공감대 위에 모든 국민이 각자의 위치에서 창의적 위기 극복 능력을 발휘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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