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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잇단 악재에 '벙어리 냉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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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잇단 악재에 '벙어리 냉가슴'
  • 박정규 기자
  • 승인 2011.12.09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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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안팎에서 잇따르고 있는 악재 속에 '냉가슴'을 앓고 있다.

10·26 재·보궐선거 이후 가뜩이나 어지러운 여권 분위기 속에, 계속해서 측근 및 친인척 비리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제대로 된 입장 표명도 못한 채 속앓이만 하는 모습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0월 저축은행사태와 SLS그룹 사건 등과 관련해 측근 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측근비리는 더욱 철저히 조사해 지위 고하를 불문하고 엄단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앞서 지난 9월에도 이 대통령은 "측근 비리가 나오고 있는데, 정말 이대로는 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통령 친인척이나 측근일수록 더 엄격하게 다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과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이 부산저축은행 비리 연루 혐의로 잇달아 구속되고,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이국철 SLS그룹 회장에게 뇌물 등을 수수했다는 폭로가 불거지는 상황에서 나온 반응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도 측근 및 친인척 비리 의혹은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검찰이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일본에서 SLS그룹으로부터 접대를 받은 술자리에 김모 전 청와대 비서관이 동석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 아니라 최근에는 이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오빠인 김재홍 세방학원 이사가 제일저축은행 구명 로비를 받았다는 혐의로 출국금지 조치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계속해서 불거지고 있는 측근 및 친인척 비리 의혹 속에 청와대는 별다른 입장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당초 이 대통령이 측근비리 척결을 강하게 주문했던 당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다만 내부적으로 설치한 '고위층비위 종합상황반'을 통해 매주 관련 사안을 논의하면서 지켜보고 있는 실정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8일 김 이사의 출국금지 조치와 관련해서도 "수사 중인 건이라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불거지고 있는 사안들에 대해 이 대통령의 별도의 입장 표명도 더 이상 전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뿐 아니라 갈수록 더해져가고 있는 한나라당의 내홍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당의 위기상황 속에 당 일각의 쇄신 요구에 대해서도 최근 내놓은 청와대 조직개편안 외에 이렇다 할 대답을 내놓지 못한 채, 인적 쇄신 문제는 아직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더욱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디도스 공격 파문 이후 당 붕괴 위기로까지 치닫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별도의 입장 표명도 꺼리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7일 한나라당 최고위원들의 사퇴 선언 등에 대해 "청와대가 당에서 논의되는 것에 대해 길게 얘기할 것이 아니다"라며 "당의 고민과 충정을 이해한다. 지켜보자"고만 말하면서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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