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고 토요타 딜러 "불황 탓 판매 감소··쏘나타는 근간 없는 車"
국내 시장에서 맥을 못추고 있는 일본차업체 등이 미국 시장에서 세일즈 경쟁에 나섰다. 경쟁사인 일본자동차 회사가 파격적인 할인을 내세워 시장 선점에 나서자 현대차도 이에 질세라 뒤지지 않기 위한 피말리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은 물론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불황으로 판매가 급감하자 판매량을 늘이기 위한 출혈경쟁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7일 미국 LA의 롱고 토요타(LONGO TOYOTA) 딜러점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시장은 경기침체로 신차 수요가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토요타는 물론 전 세계 자동차 딜러점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롱고 토요타의 제너럴 매니저(부장)인 폴 킴(Paul kim)은 "신형 캠리의 출시 시점이 좋지 않았다. 신차 수요도 그리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바로미터인 미국에서 너나할 것 없이 판매에 애를 먹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이는 다시 말하면 신형 캠리 효과를 그나마 누리고 있는 토요타도 불황으로 인한 경기 침체의 역풍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말이다. 지난 10월 출시된 신형 캠리가 온전히 판매를 한 11월의 경우 전년 대비 13%나 늘었지만, 신차 치고 판매는 그리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는 "경제 불황과 올해 동일본 대지진 등으로 시장이 안정화되다가 나빠졌다. 하지만 지금은 점차 오르고 있는 추세여서 그나마 다행이다"고 미국내 시장 상황을 전했다.
실제로 미국 업체와 한국차들의 판매는 증가하고 있지만 일본업체들의 판매는 그리 녹록치 않다.
지난달 미국시장 판매 규모는 99만여 대로 전년동기대비 14.0% 늘었다. 그동안 대지진과 태국 홍수, 불황 등으로 감소했던 자동차 수요가 추수감사절과 쇼핑 시즌인 블랙 프라이 데이 등 연말을 맞아 휴가 시즌이 이어지면서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다.
차종별로는 소형 상용차 비중이 54.4%로 승용차를 앞섰다. 승용차의 경우 2011년형 모델 재고 처리를 위한 인센티브 확대로 대기 수요가 대거 유입됐다.
미국 업체인 GM과 포드는 소형상용차 시장 호조로 판매가 늘었지만 일본 업체인 혼다는 신차 등을 내놓지 못해 주요업체 중 유일하게 감소했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전년동기대비 28.7% 증가한 8만7000대를 기록했다. 특히 11월까지 누계 수치로는 103만7000대를 기록하며 미국 진출 이후 100만대를 최초로 돌파했다.
이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시장을 지키려는 일본차 업체와 점유율을 늘리려는 한국업체의 세일즈 경쟁은 점차 심화되는 추세다.
폴 킴은 "중형차의 인센티브가 중요해 지고 있다. 쏘나타와 혼다 어코드의 경쟁이 치열하다. LA 한인들은 물론 대다수가 할부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토요타 캠리의 경우 2.9%인데 반해 어코드는 0.9%, 쏘나타는1.9%까지 이율을 내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형이 나온 캠리에 비해 연식이 오래된 어코드나 쏘나타는 금리를 대폭 낮춰 불황의 그늘이 드리워진 시장을 돌파하기 위해 고육책을 쓰고 있다는 말이다.
그는 "캠리는 품질과 퍼포먼스 등으로 어필하고 있지만, 현대차는 쏘나타와 제네시스를 내놓자마자 공격적인 인센티브를 내세워 판매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혼다 어코드는 매달 259달러(28만원 가량)를 리스료로 납부하면 차를 탈수 있다. 쏘나타는 이보다 더 적은 상황이라고 한다.
최신 기종인 캠리와 달리 어코드나 쏘나타의 경우 신차효과도 사라져 불황을 이겨내기 위해 다양한 판매 조건을 내걸고 있다는 말이다. 현재의 판매가 지극히 정상적인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는 캠리가 11월 판매에서 1위를 한 것에 대해 "가격이 기존 차에 비해 저렴하고 시장에서 명성이 높기 때문에 서로 사려고 해서 그렇다"며 "14년간의 판매 기간 중 13년이나 1위를 할 정도로 시장에서 신뢰를 얻은 데다 리치마켓에서 인기가 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디자인에 큰 변화가 없었지만 캠리는 시장의 명성과 퍼포먼스 등에서 경쟁차들을 앞서고 있다. 쏘나타가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지만 캠리와는 아직 비교 상대가 아니다. 쏘나타의 겨우 시장에서 어필한 것이 얼마 안 돼 근간이 없고, 캠리 고객들도 쏘나타와 비교하는 게 아니라 어코드와 비교한다. 그것이 판매 1위의 비결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캠리에게도 허점은 있었다. 신차효과가 그리 크지 않았던 것이다. 지난 10월말 토요타 아키오 사장이 미국에 직접 와 신형 캠리 출시를 축하했지만 미국 내 판매가 시원찮았다. 올해 9월 2만4851대, 10월 2만2043대였지만 신형이 본격적으로 판매된 11월에는 2만3440에 그친 것이다.
이에 대해 폴 킴은 출시 시점이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구형 캠리 판매를 위해 1000달러의 리베이트를 주기도 했고 보통 출시 이후 1~3년이 지나면 인센티브가 올라가게 마련이다. 이는 어떤 차량이든 같은 길을 겪게 된다"며 "신형 캠리는 출시 시점이 좋지 않았다. 경제가 좋지 않아 사람들이 인센티브를 더 주는 쪽으로 옮겨간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출시이후 시일이 지나면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제품의 품질에는 자신있기 때문이다. 그는 "리콜 이후 차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더 좋아졌다. 리콜 당시에도 인센티브에 관심을 두는 이들이 많았지, 품질에 대한 걱정을 하는 소비자는 없었다"며 "모두가 미디어에서 문제 삼아 외부에 크게 보도된 것일 뿐이다"고 지적했다.
내년 미국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새해에는 전체 시장 볼륨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20% 성장을 목표로 삼고 있는데, 급격한 성장은 아니지만 현재 조금씩 늘어나고 있어 내년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물론 전 세계 딜러 숍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LA의 롱고 토요타(LONGO TOYOTA)는 1967년 문을 열었다. 롱고는 창립자의 이름에서 따왔다.
올해까지 판매 1위를 하면 45년 연속 기록을 세우게 된다. 한 달 판매량이 최고치였을 때 3000대(2006년)를 기록했다. 당시 9분15초 마다 한 대씩 팔았다고 한다. 현재는 월 150~180대를 판매하고 있다.
전체 부지는 19만4249㎡(48에이커)에 판매와 서비스센터, 수리와 주차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워크베이(작업공간)에 리프트만 97대를 보유하고 있다. 한 달에 900~1200대를 수리할 수 있다.
렉서스를 제외한 전체 판매의 24%가 캠리이며, 판매사원은 100여명이 일하고 있다. 10년을 넘긴 근속자가 13명이고 이중 3명은 30년을 넘겼다. 역사나 규모 면에서 비교 대상이 없어 유럽 등지의 딜러숍 사장들이 수시로 롱고 토요타를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