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위스를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9일 현지에서 한국 무용공연을 관람하면서 '한류3.0 시대'에 대한 홍보에 나섰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현지시간) 베른의 파울클레센터 공연장에서 스위스 현지 관객 300여명과 함께 국립무용단의 '코리아 판타지' 공연을 관람했다.
이 공연은 다양한 한국 전통춤의 백미를 모아 구성한 국립무용단의 대표작으로, 세계적인 안무가인 피나 바우시도 "우아함과 역동성을 갖춘 걸작"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동래학춤이나 태평무 등 무형문화재 작품을 비롯해 품, 부채춤, 장고춤, 사랑가, 삼고무·오고무 등을 엮어 지금까지 60여개국에서 600여차례 무대에 오르면서 세계무대에서 한국무용의 아름다움을 알린 작품이다.
이날 공연 뒤 박 대통령은 무대에서 인사말을 통해 "한국 전통춤은 역동성이 있으면서도 정적인 면이 있다고 하는데 오늘 보시면서 그렇게 느끼셨느냐"며 "어떻게 보면 한국사람들의 정서에도 이런 정적인 면이 있으면서 역동성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요즘은 한국 사람들이 점점 더 역동성이 많아져 (예전에는)한국을 '랜드 오브 모닝캄(Land of morning calm)'이라고 해서 조용한 것을 생각하고 왔는데 한국에 와 보니까 '모닝캄'이 없었더라고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어 세계문화유산인 베른 구도심의 아름다움을 언급하고 "스위스는 한국 국민들이 가장 가보고 싶은 나라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면서 "기회가 되시면 한국을 방문하셔서 한국의 다양한 문화, 그리고 요즘 점점 세계적으로도 많이 알려지고 인기를 얻고 있는 음식, 여러 가지 멋을 한 번 감상하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문화만큼 세계인을 하나가 되게 만드는 것도 없다"며 "스위스와 한국 간에 앞으로 다양하게 문화교류가 더욱 활발하게 돼서 두 나라 국민이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폭이 나날이 커지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관객들에게 부채를 나눠준 뒤 부채춤을 따라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이에 박 대통령도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좌우로 고개를 돌리며 부채춤을 따라했다.

김소영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은 "박 대통령의 이번 공연 관람은 인도에서 개최된 한국공예전과 더불어 그동안 드라마와 케이팝(K-Pop) 등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이어져온 한류를 전통문화와 순수예술까지 확장해 한류3.0 시대를 열어나간다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드라마를 중심으로 아시아권에서 시작된 바람이 한류1.0, 케이팝을 중심으로 한국 대중문화를 전 세계에 확대한 것이 한류2.0이었다면 이 같은 전통문화의 확산이 '한류3.0 시대'라는 설명이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공연에 앞서 파울클레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파울 클레의 생애와 작품' 전시회를 관람했다. 칸딘스키와 더불어 20세기 추상회화의 시조로 알려진 파울 클레는 스위스 국민들이 문화적 자부심으로 여기는 대표적 예술가다.
또 전시회가 열린 파울클레센터는 프랑스의 퐁피두센터를 설계한 세계적 건축가 렌초 피아노가 설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파울 클레의 회화작품 40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파울클레센터의 피터 피셔 관장과 큐레이터 파비엔느 에겔회퍼의 안내에 따라 파울 클레의 대표작인 '달콤 쌉쌀한 섬(Insula Dulcamara)'과 마지막 유작인 '스틸 라이프(Still Life)' 등을 관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