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포구 염리동이 동의 특색을 잘 살린 ‘소금마을’로 전국 각지의 벤치마킹단이 줄을 잇고 있다.
염리동(鹽里洞)은 ‘서울로 소금을 공급하던 소금배가 드나들고 소금전(廛)이 서 예로부터 소금장수가 많이 살았다’는 지명 유래에 착안하여 ‘소금’을 활용한 자치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지난 2011년 염리동 주민센터 2층에 문을 연 ‘솔트카페’.
마을기업인 이곳은 염리동주민자치위원들이 공동으로 카페 운영 및 마케팅을 맡고 있다. 주 메뉴는 천일염이 함유된 커피, 쿠키 등으로, 재료로 쓰이는 천일염은 지식경제부주관 천일염 광역경제권 연계에 따라 영광, 고창군 등에서 공급한다. 또 경력 단절된 지역거주 여성을 채용함으로써 주민일자리 제공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소금마을의 사례는 마을만들기사업 및 전국주민자치박람회 수상, 마을사업의 수범사례로 각종 언론에 보도되면서부터 주민자치사업의 벤치마킹 메카로 거듭났다. 동은 몰려드는 벤치마킹단에 보다 체계적인 사업정보를 안내하고자 소금마을의 탄생과정을 PT자료로 만들었다. 이를 활용해 자치사업 전반을 설명한 후, 솔트
카페와 소금길 등의 현장을 방문하는 방식으로 벤치마킹단을 응대하고 있다. 염리동을 찾은 기관은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만 하더라도 60곳이 넘는다. 매달 10여개 기관이 다녀가는 셈이다. 방문지역도 가깝게는 인근 자치구부터 수원, 시흥, 인천, 멀리는 충남, 전북, 제주 등지에서 솔트카페와 자치사업의 성공노하우를 익히기 위해 이곳을 찾고 있다.
또 지난해 10월, 염리동이 서울시 범죄예방디자인(CPTED) 시범적용 지역에 선정되어 조성된 ‘소금길’로 인해, 염리동은 다시 한 번 새로운 디자인사업의 새 모델로 떠올랐다.
‘소금길’이란 주민들이 범죄 불안감을 느끼는 곳을 연결해 운동할 수 있도록 만든 총 거리 1.7㎞의 산책로로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소금길이 생긴 이후 두 달 만에 주민들이 △자신이 범죄 피해를 당할 것 같은 두려움 감소(9.1%) △가족에 대한 범죄피해 두려움 감소(13.6%) △경찰지구대 신고 전화 감소(30%) △동네에 대한 애착 증가(13.8%) 결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러한 범죄예방의 실제 효과가 알려지면서, 여성 안전 및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위해 타 지자체는 물론 여성가족재단, 여성친화도시 서포터즈, 양성평등진흥원 등에서 범죄예방디자인 벤치마킹이 쇄도하고 있다. 또 CPTED학회, 부산지방경찰청, 인천시교육청 등도 관련 사업에 관심을 갖고 프로젝트 자료를 요청했다.
한편, 염리동은 현재까지 추진된 사업에 그치지 않고 소금길의 전초기지가 될 ‘소금나루’ 조성 등 지역특성을 살린 주민공동체 사업 방안을 꾸준히 모색 중이다. 소금나루는 대흥가압장(대흥동 6-4, 422㎡)을 리모델링하여 소금길 활성화를 위한 구심점 역할을 맡을 곳으로, 어린이와 노인의 창의학습 및 주민교류를 위한 용도로 쓰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