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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일대 불법주차로 하루종일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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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일대 불법주차로 하루종일 '몸살'
  • 김지원 기자
  • 승인 2013.08.02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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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가게로 출근하면 가게 문 바로 앞까지 주차돼 있어요. 외국인 관광객을 태운 버스들이 1개 차선을 차지하고 쭉 늘어서 있는 모습을 봐요."

명동에서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 신모(50·여)씨의 하소연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빼놓지 않고 들리는 관광지로 유명한 서울 중구 명동 일대가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도로를 점령하는 외국인 관광버스로 몸살을 앓고 있다.

2일 서울 중구와 주변 상인들에 따르면 삼일로와 남대문로, 돈화문로 일대에는 하루 평균 180대 이상의 외국인 관광버스가 불법 주차를 일삼고 있다.

명동과 남대문, 남산한옥마을 등 외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관광지가 모여있는 데 반해 이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주차할 공간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도심 한복판이 외국인 관광버스의 주차장으로 전락하면서 이 일대의 교통 불편이 심각한 상황이다. 실제 삼일로와 남대문로 일대는 교통량이 많고 버스정류장이 밀집된 상습 정체 구간으로 악명 높다.

외국인 관광버스가 집중되는 시간이면 1개 차선이 통째로 주차장이 되는 것은 기본이다.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한 관광버스는 관광객을 내려준 다음 남는 시간 동안 명동 일대를 계속 맴돈다. 이 때문에 일대 정체현상은 더욱 심화된다.

주변 상인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불법 주정차된 관광버스로 인해 통행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버스가 가게 앞을 가려 영업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불만이다.

삼일로 일대에서 화원을 운영하고 있는 장모(45)씨는 "오전이고 오후고 가릴 것 없이 관광버스가 계속 드나든다"며 "주차된 관광버스가 가게 앞을 가려 답답할 뿐만 아니라 영업에도 지장을 준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가 남산순환로 일대에 관광버스의 주차를 허용하는 공간을 정해놓긴 했지만 한 번에 30여대 정도만 수용할 수 있어 주차난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서울시와 중구는 삼일로 일대 지하에 관광버스 78대를 한번에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구비 매칭형태로 760억원을 투입해 2017년 말까지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애초 계획과 달리 사업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삼일로에 지하 2층 규모로 주차장을 건설하는 내용을 담은 '중구 다목적 환경유지관리센터 기본계획'이 지난 5월 서울시 투자심사 회의에서 설계상의 문제로 '재검토'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이후 중구는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뒤 자체적으로 설계상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시에 재검토를 요청했다. 재검토 결과가 오는 9월 초에 나올 예정이지만 아직 승인이 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구 한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놓고 관광버스 주차장이 부족한 현 상황이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도심 관광버스 불법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광버스 전용주차장 건설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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