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탄생 30주년을 맞은 아기공룡 둘리의 고향은 어디일까?
둘리가 북극에서 떠내려온 빙하에서 발견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당연히 북극이 고향일 것이다. 하지만 둘리가 30년 동안 살아온 한국땅에서 고향을 찾는 게 타당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만화도시' 경기 부천시는 지난 2003년 명예주민등록증을 발행해 둘리가 부천시민이라고 선포했다.
부천시는 둘리가 어린이잡지 '보물섬'에 처음 연재된 1983년 4월22일을 둘리의 생일로 정해 '830422-100000'이라는 주민등록번호를 부여했다.
또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위치한 부천시 원미구 상동을 둘리의 주민등록상 주소로 정하고, 지하철 송내역 인근에 꾸민 '둘리의 거리'에서 매년 생일을 기념하는 행사도 열어왔다.
이에 질세라 서울 도봉구는 2007년 쌍문동 2-2주소로 둘리의 명예가족관계기록부를 발행해서 둘리의 고향임을 홍보했다.
만화에서처럼 둘리를 데려다 키운 고길동씨가 둘리의 양아버지로, 타조 또치와 외계인 도우너, 희동이 등이 형제로 등록부에 함께 올랐다.
두 지자체는 이후 서로 둘리의 고향임을 강조하며 홍보자료를 잇따라 내놓으며 신경전을 벌였다.
하지만 원작만 놓고 보면 도봉구에 무게가 실리는 게 사실이다.
만화에서 둘리는 빙하를 갇혀 표류하다가 도봉구 쌍문동 우이천에서 발견된다. 또한 원작자인 김수정 화백이 만화를 그린 곳도 쌍문동이다. 이 때문에 만화에 보여지는 배경은 대부분 쌍문동이다.
도봉구는 김수정 화백과 이미지 무상사용에 관한 협약을 최초로 체결한데 이어 2015년 완공을 목표로 '둘리 뮤지엄'을 만드는 등 둘리를 구를 대표하는 대표적 상징물로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도봉구 관계자는 "원작에서 둘리가 북극에서 도착한 곳은 쌍문동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원작가 김수정 교수가 '둘리' 만화를 그린곳도 도봉구 쌍문동이고, 만화에서도 '둘리'가 잉태된 곳이 쌍문동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