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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이번엔 청계천 사업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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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이번엔 청계천 사업 비판
  • 엄정애기자
  • 승인 2013.04.08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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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을 향해 연일 쓴 소리를 던지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번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치적으로 자랑하는 청계천 사업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박 시장은 7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온라인 사이트 'STYLE.COM' 이충걸 편집장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 보내는 편지글을 소개했다.

편지글은 오세훈 전 시장 시절인 2009년 9월에 작성된 것이지만 내용은 이명박 전 시장의 최대 업적으로 회자되는 청계천에 대한 비판으로 채워졌다.

'서울시장께 드리는 편지'이라는 제목의 글을 소개하면서 박 시장은 "전에 저에게 전해준 것인데 이제야 한번 읽어보게 되었다"며 "물론 이 편지는 2009년 9월에 써진 것이니까 그 이전의 시장님을 향해 쓴 것이지만 그래도 저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적었다.

박 시장은 "누구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저나 또는 저 이후의 어느 시장이라도 귀 기울여 들을만한 것이 아닐까 해서 적어본다"고 말했다.

해당 글에서 이 편집장은 "지금 서울은, 마땅히 흘러야 했을 물길이 열렸다는 얄팍한 기쁨이 압도하고 있다"며 "청계천은 거대한 박쥐같은 군중들의 옷자락으로 가득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제게 청계천은 신흥도시의 상가에 세든 가라오케처럼 느껴졌다"며 휘황찬란한 조명이 들어찬 청계천 풍경의 천박함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든 도시 건설자들은 유토피아의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며 "워낙 도시 건설의 역군이신 시장님도 마찬가지"라고 비꼬았다.

백 년이 지나도 공사가 안 끝난 바르셀로나의 성 파밀리에 대성당의 건설에서 '느림의 미학'을 발견한다는 이 편집장은 급조된 청계천이 성 파밀리에 대성당과는 대척점에 있는 이명박 전 시장의 속전속결식 시정의 결과물이라고 지적한다.

이 편집장은 "(이명박)시장님이 얇은 포트폴리오를 지닌 선동가라는 것을 말해준다"며 "특히 청계천, 그 방대한 스크랩북은 앞으로 시장님이 실현할 프로젝트들의 무덤이다. 유례없이 조잡한 기념비로서"라고 직격탄을 날린다.

그는 "그 숱한 찬송가에도 불구하고 나는 청계천에 감정적이고도 미학적인 메시지를 발견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박 시장은 이 편집장의 글을 소개한 뒤 이날 오후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다산생가에서 열린 '다산묘제'에 참가한 후 느낀 소회도 페이스북에 올렸다.

박 시장은 다산의 혁신정책이 계승되지 않는 현실을 개탄하며 "여전히 민생은 고통스럽고 여야간의 당쟁은 끝이 보이지 않으며 나라의 미래는 불안하기 그지없다"고 지적했다.

"다산선생이 제시하신 실천적이고 현실적인 개혁과 민생정책은 잘 보이지 않고 오직 큰 목소리와 거친 주장들이 난무하고 있다"고 여야를 싸잡아 비판한 박 시장은 "다시 옷깃을 여미고 과거를 성찰하고 미래를 조망하며 다산선생이 보여주신 그 길을 따라 민생을 돌보며 대안적 사회의 미래를 개척해 가겠다"고 스스로 다짐하며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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