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똑똑하고 잘난 사람은 아니잖아요. 그냥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후회가 남지 않게 일을 하겠다는 것뿐입니다."
최근 영훈국제중 비경제적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의 문제점을 낱낱이 파헤쳐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서울시의회 김형태 교육의원은 6일 오후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뉴시스와 만나 "부당한 일을 당한 억울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준 것일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영훈국제중의 경우 제보를 한 학부모가 법적 처벌을 각오하면서까지 자신과 학교의 잘못을 밝히고자 나선 것"이라며 "누군가는 나서서 해야 할 일이었다"고 자신을 낮췄다.
그는 해직교사다. 양천고에서 국어교사로 재직하던 당시 재단의 비리를 고발한 후 재단으로부터 해직통보를 받았다. 자신의 억울함을 들어주지 않던 세상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던 그는 시민단체의 추천으로 2010년 지방선거에 서울시 제5선거구 교육의원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김 의원은 "해직된 후 서울시교육청을 비롯해 교육과학기술부, 감사원, 인권위원회, 법무부, 청와대 등 모든 기관을 찾아가 억울함을 호소해봤지만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며 "지금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도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왔을 텐데, 그 억울함을 아는 처지에서 그들을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저 평범한 교사로 살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한 속내도 털어놨다. "좋은 교사가 되고 싶었으나 본의 아니게 교육의원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해직을 당한 이후 어느 순간부터 내 인생은 나도 모르게 내 것이 아닌 게 되어버렸습니다."
교육의원이 됐지만, 그는 지금도 교육과 관련, 모든 일이 쉽지 않다고 한다. 김 의원은 "할 일이 너무 많은데 시와 정부가 지방의원 보좌직원을 둘 수 없도록 해 지금은 사비를 들여 개인적으로 보좌직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누구 앞에서도 당당한 김 의원이지만 다시 학교로 돌아가길 바라는 아내와 달라진 게 없다고 말하는 아이들에게는 늘 미안함뿐이다. 그는 17년 전 구입한 승용차 '크레도스'를 여전히 타고 다닌다.
그렇지만 그는 "남은 1년 동안 후회가 남지 않도록,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이라면 유불리 대신 옳고 그름만 따질 것"이라며 남은 기간 자신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과 임무를 완수하겠다고 의지를 확고히 했다.
이런 그에게 또 다른 목표가 있다. 공익제보를 한 뒤 배신자라는 낙인 속에 불이익을 당한 사람을 지원할 수 있는 내용의 조례를 발의하겠다고 한다.
김 의원은 "공익제보를 한 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의원까지 된 내가 그들의 희망"이라며 "공익제보를 한 사람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조례를 마련해 그들에게 살아갈 용기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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