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경기침체가 국내 기업들의 여름휴가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09년 리먼사태 이후 3년 만에 여름휴가 기간이 늘었지만 휴가비를 지급하는 기업의 비중과 금액은 줄어들었다. 생산물량 감소와 비용절감 등이 주된 이유로 꼽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5일 전국 100인 이상 452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2년 하계휴가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올해 여름휴가 기간은 평균 4.2일로 전년대비 0.2일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표 참고>
주40시간제 시행 이후 감소하던 여름휴가 일수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2004년 이후 휴가 기간이 늘어난 해는 리먼사태가 발생했던 2009년을 포함해 올해가 두 번째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작년 4.8일에서 올해 5일로, 중소기업은 3.7일에서 3.9일로 각각 0.2일씩 증가했다. 휴가일수가 증가한 기업의 34.8%는 '경제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생산량 감축'을, 21.7%는 '비용 절감'을 주요 이유로 지목했다.
휴가 계획이 있는 기업 중 휴가비를 지급할 예정인 곳은 72.8%로 지난해 74.6%에 비해 1.8%p 감소했다.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78.1%로 전년대비 3.3%p, 중소기업은 71.8%로 전년대비 0.9%p 감소했다.
기업들의 평균 휴가비도 2.7% 줄어들었다. 휴가비를 지급하는 기업들은 평균 43만3000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44만5000원에 비해 1만2000원(2.7%) 감소한 것이다.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52만7000원으로 전년대비 4.9%, 중소기업은 42만1000원으로 2.6% 줄어들었다.
올해 경기상황을 묻는 질문에는 '매우 악화되었다'(8.5%), '악화되었다'(46.7%) 등 절반이 넘는 55.2%의 기업이 전년에 비해 경기가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지난해와 비슷하다는 응답은 36.2%였고 '개선되었다'(8.0%), '매우 개선되었다'(0.6%) 등 경기가 좋아졌다고 응답한 기업은 8.6%에 그쳤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52.4%, 중소기업의 55.9%가 전년에 비해 경기가 나빠졌다고 응답해 경기인식에 대한 대·중소기업 간 차이는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조사대상 기업의 92.9%는 올해 여름휴가를 실시한다고 응답했다. 규모별로는 중소기업 94.4%, 대기업 87.8%로 중소기업이 더 높았다. 이는 대기업의 경우 주40시간제로 인해 여름휴가가 폐지되거나 연중 실시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휴가 방식은 78.8%의 기업이 별도로 휴가를 부여한다고 응답했다. 21.2%는 연차휴가를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별로는 중소기업(19.5%)보다 대기업(27.9%)에서 연차를 활용한 휴가 비율이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