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의 면세점 임대료 결단이 임박한 가운데 공사의 결정이 면세업계에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 지 관심이 쏠린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앞서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공사에 면세점 산업의 위기 상황을 고려해 임대료를 낮춰달라는 변경안을 요구했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인천공항에서 면세점을 철수할 수 있다는 초강수를 뒀다.
업계는 실제 롯데면세점이 전면 철수 카드를 꺼내들 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 면세점의 상징성을 버리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임대료 인하가 되지 않을 경우 떠안게 될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만큼 면세점 철수가 불가피 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적지않다.
문제는 전면 철수가 현실화 됐을 경우다. 현재 국내 면세점 업계에 닥친 불황을 감안하면 인천공항에 입점을 희망하는 업체가 과연 있을지는 의문이다.
영업력과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중견 면세점이 롯데면세점의 공백을 채우기란 역부족이다. 신라 또는 신세계에 시선이 쏠리지만 이들은 이미 인천공항 내 면세점을 운영 중이라 가능성이 없다.
결국 롯데면세점의 인천공항 전면 철수 시 ‘업계 1위 면세점 없는 인천공항’ 또는 ‘외국계 면세점이 자리를 채운 한국의 관문 인천공항’이 될 경우의 수도 거론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롯데면세점은 2015년 9월부터 2020년까지 8월까지 업황에 관계없이 총 약 4조1000억원의 임대료를 인천공항공사에 납부하기로 돼있다.
이에 따라 임대료 변경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롯데면세점은 올해 2000억원 이상, 5년의 계약기간 동안에는 최소 1조4000억원에 이르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에서 면세점을 철수시킬 경우 물게 될 위약금은 약 3000억원 정도다. 다만 정상적 영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위약금에 대한 별도 조항이 없기 때문에 양 측의 협의가 필요하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아직 인천공항공사로부터 공식 답신을 받지 못했다”며 “내일 간담회 자리에서 이 문제에 대해 한번 더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 신라, 신세계 등 면세점 대표들은 오는 19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과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 등을 만난다.
면세점 대표들은 이 자리에서 사드 보복에 따른 면세점 산업의 위기, 공항 임대료 인하 등 업계가 겪고 있는 애로를 이야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대표들이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직면한 경영난 등 각 업체들이 겪고 있는 어려운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겠느냐”며 “이 자리에서 어떤 결론이 날 진 모르겠지만 면세점 업계의 위기가 커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