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자유한국당이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에 반대해 여야 4당 원내대표 회동이 결렬된 것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정권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대선 불복이다"고 반발했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여야 4당 원내대표 회동이 결렬된 후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 "지금 시기에 가장 필요한 대통령의 첫번째 공약이고 국민들의 절박한 요구인 추경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정말 국정운영을 마비시키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 도중 울먹거리기도 했다.
우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이 국회 정상화를 위한 합의문에 추경 관련 문구 삭제를 요구해 회동이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러 프로세스를 거쳐 심사하는 쪽으로 방향을 맞춰가는 상태여서 합의문에 '추경은 계속 논의한다'고 문구가 정리됐다"며 "그런데 자유한국당이 '논의도 하지 못한다. 아예 문구를 빼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추경안을 계속 논의한다는 문구를 합의문에 자유한국당이 삭제하지 않으면 논의할 수 없다고 해서 더이상 논의하지 못하고 오늘은 (합의가) 중단됐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국민의당에 대해서도 섭섭함을 드러냈다.
그는 "자유한국당은 국정농단했던 세력이 아닌가. 나라를 마비시켰던 세력이다. 대선이 끝나면 최소한 협조는 해야 한다. 협조도 안하고 추경 논의조차 막으려 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박근혜 정권 때 자기들은 추경을 다했다. 우리는 다 협조했다"며 "자기들은 다 해놓고 우리가 하니까 무조건 못하겠다고 하는건 자기들 말로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인가"라고 꼬집었다.
우 원내대표는 "국민의당도 섭섭하다"며 "자유한국당이 논의도 못한다. 지우자고 하면 그래선 안된다. 국회가 왜 논의도 못하냐 이런 얘기를 못해주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본인들도 하자고 하면서 쟁점이 붙어 합의가 깨지는 지경까지 이르렀는데 아무 소리 안하는 것이 섭섭하다"며 "한달동안 참고 참으면서 그분들 얘기를 들었다. 자유한국당 너무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달동안'이라는 발언을 하면서 주먹을 쥐고 울먹거리기도 했다.
우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국민의당, 바른정당과 추경안 심사를 추진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자유한국당이 추경 심사 논의 자체를 계속 거부하면 앞으로 3당만으로 진행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 부분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판단할 일"이라며 "저희는 추경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 국민에게 필요한 일이라 생각하는 분들이 모여 논의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배석한 박홍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자유한국당의 의도가 갈수록 분명해지는 것 같다"며 "당초 추경안과 정부조직법에 대해 협조할 의사가 없었던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인내심을 갖고 설득을 해왔지만 이런식으로는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하다"며 "자유한국당 입장선회가 없으면 저희도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조국 민정수석의 운영위 출석에 대해서는 "특정인을 찍어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 저희들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7월에 각 상임위 업무보고가 있다. 해당 상임위에서 부를 수 있다"면서도 "지금껏 민정수석이 업무보고차 출석한 전례가 없다. 그 점을 참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