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가 오는 6월 말 미국 워싱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간 정상회담을 개최하자는데 합의했다.
정의용 청와대 외교·안보TF 단장과 매튜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여민관에서 만나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이같이 합의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윤 수석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양측은 6월 말 워싱턴에서 조기에 개최하는 방안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상세일정과 의제 등은 외교 경로를 통해 추가적으로 협의키로 했다"며 "특히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 정상간 개인적 유대와 우의를 다지는 계기로 삼도록 관련 준비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관련한 의견교환도 이뤄졌다. 미국의 확고한 대한방위공약을 재확인하고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양국간 공동노력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를 위한 공동방안을 추가로 모색키로 했다.
또 양측은 ▲궁극적 목표는 북핵의 완전한 폐기 ▲제재와 대화를 포함한 모든 수단의 동원 ▲올바른 여건이 조성되면 북한과 대화 가능 ▲과감하고 실용적인 한·미 간 공동 방안 모색 등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 정상간 비전의 공통점이라는 것도 재확인했다.
이날 만남 중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회의장을 방문해 7분간 포틴저 선임보좌관과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 간에 충분하고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미동맹 관계를 중시하고 있으며 정상간 나눈 대화들에 대한 후속 조치를 위해 홍석현 특사를 이번주 중 파견키로 했다"고 소개하면서 "특사파견을 통해 양국민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굳건한 한미동맹을 다시 과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축하 전화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통화 내용에 매우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곧 만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포틴저 선임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서 민주적 절차에 의해 정권교체가 이뤄진 데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 정상간 통화 내용도 극히 만족스럽다"며 "대통령을 조속히 뵙고 한미동맹 강화 방안을 포함한 여러 현안을 통해 깊이 있게 논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 간 의제는 북핵 문제 해결이 최우선 순위에 놓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을 단장으로 하는 미국 특사단 파견 등을 계기로 양국은 본격적인 의제 조율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핵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이고 한반도를 둘러싼 여러가지 기류들이 매우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다. 대통령도 당선되면 가장 우선적으로 외교안보 문제에 집중하겠다고 했다"며 "미국과 한·미 정상회담 6월말 개최에 합의한 것은 그와 같은 대통령의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사단이 각 국에 전달하는 내용 중 가장 중요한 부분들은 북핵 및 한반도 비핵화 문제이기 때문에 당연히 정상회담의 의제와도 맞물릴 수 밖에 없다"며 "그 부분에 있어 문 대통령이 생각하는 방향이 이런 것이라는 설명을 하고 (상대국으로부터) 또 설명을 듣고 오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포틴저 선임보좌관과 앨리슨 후커 NSC 한반도 보좌관 등 자문단 일행은 이날 청와대를 방문한데 이어 오후에는 이정규 외교부 차관보와 한·미 정상회담 일정 조율 등과 관련한 협의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