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당분간 대규모 인수합병(M&A)은 추진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재용 부회장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미래전략실 마저 해체되면서 재정비에 안간힘을 쏟고 있어 투자와 M&A 등을 검토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11일 삼성전자는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이탈리아 피아트크라이슬러(FCA) 자회사인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설과 관련 부인했다.
삼성전자 측은 M&A 투자의 최종 결정권를 쥔 총수의 부재로 신사업들과 관련한 대형 M&A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외부에서 나오는 인수설은 검토한바 없다"며 "실제로 하만 이후 M&A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려진 2014년 5월 이후 이 부회장 주도로 이뤄져온 M&A 작업은 전면 중단됐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얘기다.
이 부회장은 지난 2년여 동안 '선택과 집중’을 위해 방산 계열사를 한화에 매각하고 지난해 11월 하만(Harman)을 80억 달러(9조3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대형 빅딜을 차례로 성사시켜왔다.
이 기간 이 부회장이 주도해 사들인 자동차 전장 업체이자 오디오 전문 그룹인 하만과 AI(인공지능) 기업 비브랩스(VIV Labs) 등 15개 업체는 모두 삼성의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이뤄진 투자 개념의 인수 작업이었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대규모 투자 방안을 밝히지 못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총수 공백으로 인한 경영공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존 사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 방안은 사장단 차원에서 결정할 수 있지만 기업인수, 대규모 투자 등은 총수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총수 부재로 인해 삼성이 장기적인 투자 계획을 밝히지 못하는 등 경영차질이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UB우리방송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