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이후 나흘 만에 첫 조사에 나선다. 박 전 대통령의 심리상태 등을 배려한 출장조사다.
검찰은 '구속된 전직 대통령'으로 신분이 변한 박 전 대통령을 마주해 상당히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조사에선 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당시 때부터 쟁점이 됐던 뇌물죄 부분 보강 조사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와 관련해서는 최순실(61·구속기소)씨와 이재용(49·구속기소) 삼성전자 부회장 등 관련자 진술이 엇갈리고 있는 상태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지검장)는 4일 서울구치소에 검사 등을 보내 박 전 대통령 구속 후 첫 조사를 진행한다.
애초 검찰청사로 불러 조사를 진행하고자 했지만 박 전 대통령 변호인이 박 전 대통령 심리 상태와 경호 문제 등을 이유로 구치소 조사를 요구했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현재 박 전 대통령은 음식을 남기는 등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치소 내 한 끼 식사는 1400원대로 국을 포함해 4찬이 나온다. 식사 후 식기 세척 및 반납도 직접 해야 한다.
10.6㎡(3.2평) 넓이 독방에 들어서기 전 한동안 눈물을 흘리는 등 다소 불안한 심리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구치소 측은 경호 등 문제를 고려해 박 전 대통령 독방 바로 옆방을 비우고 전담 교도관을 배치하는 등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 전 대통령 조사는 서울구치소가 마련한 별도 조사실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달 21일 박 전 대통령을 대면 조사했던 형사8부 한웅재 부장검사나 특수1부 이원석 부장검사가 조사 내용에 따라 투입돼 박 전 대통령을 마주한다.
검찰은 구속 전보다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구속 전 조사가 구속영장 청구를 앞두고 소명을 듣는, 수사 완결성을 확보하는 작업이었다면 4일 조사는 물증을 들이대며 추궁해 자백을 받아내는 식으로 진행될 거라는 관측이 있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검찰이 이미 확보한 증거가 많다고 밝혔던 만큼, 조사 강도 등은 검찰 의지에 달렸다"며 "지난번 조사가 듣는 것 위주로 진행됐다면 앞으로는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추궁하는 식으로 조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우선 박 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있는 삼성그룹 뇌물수수 혐의 보강 조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이 기업들로부터 직접 돈을 수수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뇌물수수 혐의 입증을 위해 최씨와 공모 사실을 입증하는 데 집중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해서는 뇌물공여자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혐의를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있는 상태"라며 "관련 진술이 엇갈리는 만큼 향후 박 전 대통령 조사가 이를 중심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