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주춤한 대형 생보사 3분기에는 실적 개선
보험료 올리고 보장성 상품 많이 팔아 수익 보전
저금리로 인한 역마진 우려에 업황 전망은 '흐림'
저금리로 인한 역마진 우려에도 대형 생명보험사들은 3분기까지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 지분 매입 등 일회성 이익을 제외한 삼성생명의 1~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234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4% 증가했다.
한화생명의 3분기 누적 순익은 4128억원으로 1년 전보다 20.7% 하락했지만 3분기만 보면 1504억원의 순익을 내 전년에 비해 6.4% 늘었다.
저금리와 투자자산 처분이익 감소로 전체 이익은 감소했으나, 사업비율과 위험손해율 개선을 통해 보험이익은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졌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지난해 9월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된 동양생명은 공격적인 영업으로 급성장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457억원, 224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8.7%, 46.2% 늘었다, 지난해 기록한 연간 최대 실적 1670억원을 3분기 만에 뛰어넘은 것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순이익 2000억원선을 넘어섰다.
상반기만 해도 생보사 실적은 주춤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6월 전체 생보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297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조7990억원)보다 5020억원(17.9%) 감소했다.
지급보험금 증가율(5.5%)이 수입보험료 증가율(3.9%)을 웃돌아 보험영업손실이 확대됐고 매도가능증권처분이익 감소 등으로 투자영업이익도 줄었다.
대형보험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감소폭은 25%, 30%로 두 자릿수였고 교보생명은 9%의 감소율을 보였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일종의 보험료 할인지표인 예정이율은 낮추고 수익성이 좋은 보장성 상품을 많이 파는 방식으로 수익을 보전했다. 여기에 사업비를 축소하며 나가는 비용도 줄였다.
예정이율은 생명보험의 보험료 산출에 사용되는 지표 중 하나로 보험료를 할인하는데 적용하는 이율이다. 생보사에 납입되는 보험료의 일부는 장래의 보험금 지급에 대비해 적립되는데 생보사는 미리 일정한 수익을 예측하며, 그 금액만큼 보험료를 할인한다. 예정이율을 높게 잡으면 보험료는 상대적으로 싸게 되며, 반대의 경우는 비싸게 된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들은 저금리 기조가 심화돼 운용수익률이 낮아지면 마진 축소에 대비해 예정이율을 낮춰 보험료를 올린다.
실제 각사의 공시를 보면 삼성·한화생명 등 주요 생명보험사들은 2.75% 수준이던 예정이율을 하반기 들어 2.50% 수준으로 줄줄이 낮췄다.
3분기까지는 선방했지만 생보업계의 업황은 밝지만은 않다.
과거 비싸게 판 고금리 확정형 보유계약이 많은데 자산운용수익률은 감소해 이차 역마진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금리가 낮아지는 바람에 보험료를 받아 채권 등에 투자해도 소비자에게 돌려줄 보험금조차 벌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생보사의 운용수익률은 2014년 상반기 4.6%에서 지난해 상반기 4.4%, 올해 6월말 4.0%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게다가 보험부채를 평가하는 방식을 원가에서 시가평가로 전환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과 자본 규제 강화에 따라 앞으로 생보사들이 쌓아야 하는 자본금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들은 2005년까지도 5%의 고금의 상품을 팔았는데 대형 생보사들도 고금리 상품 비중이 40%에서 많게는 50%에 달해 역마진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며 "3분기까지는 선방했지만 전망이 밝지는 않다.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대체투자 발굴을 통해 투자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