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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家 리스크, 경영권 분쟁 불씨…신동빈에게 남겨진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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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家 리스크, 경영권 분쟁 불씨…신동빈에게 남겨진 과제는
  • 윤이나 기자
  • 승인 2016.11.1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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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뉴롯데'를 위한 경영쇄신안을 발표한지 보름이 지났다. 롯데그룹은 쇄신안 발표 직후 보바스기념병원 인수 결과와 해외투자 계획 등을 잇달아 전하며 새로운 롯데그룹을 위한 밑그림 그리기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해외 투자 및 인수 건에 대해 "신 회장의 쇄신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며 '달라지겠다'는 의지가 조직문화뿐만 아니라 경영스타일까지 바꿔가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롯데그룹에 대해 장미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친인척 일감 몰아주기', '면세점 입점 비리' 등 이번 검찰 수사를 통해 여실히 드러난 오너家 리스크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또 최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을 상대로 새로운 소송을 제기하는 등 경영권 분쟁의 불씨도 여전히 남아 있다.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 오너家 리스크와 경영권 분쟁 문제는 그가 제시한 '뉴롯데'를 완성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이자 숙원사업이다. 신 회장이 향후 산적해 있는 과제들을 어떻게 처리해나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친인척 일감 몰아주기', '베일 속 친족 경영' 타파

지난 검찰 수사로 인해 총수 일가 중 구속수감된 사람은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유일하다. 면세점 입점 대가로 뒷돈을 받아 챙긴 혐의다. 또 서미경, 신유미 모녀의 수천억원 대 증여세 탈루 혐의, 신격호 총괄회장 및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이른바 '공짜 급여' 논란 등 오너 일가와 관련된 수많은 의혹들은 '오너 일가의 기업 사유화'라는 거센 비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이를 의식했는지 신동빈 회장은 지난 경영 쇄신안 발표를 통해 '도덕성을 우선으로 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목표를 새롭게 밝혔다. 롯데그룹은 회장 직속 상설 조직 준법경영위원회(Compliance committee)를 신설하고 명망 있는 외부 전문가 영입을통해 그룹 투명성 관리를 진행할 계획이다.

신동빈 회장은 임원인사에서 이사회의 권한을 강화하고,사외이사를 둘 의무가 없는 비상장사인 일본 롯데홀딩스에 사외이사를 선임하기도 했다. 사실 상 친족 일감 몰아주기 등 불투명한 오너일가 연결고리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그룹의 의지로 해석된다.

아울러 신 회장은 지난해 출석한 국정감사에서도 '유원실업'(서미경)과 'BNF통상'(신영자) 등 친족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자 "4~5년전 일로, 지금은 모두 없앴다. 거래가 지속되는 부분에 대해선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하며 강력한 친인척 경영 특혜 불식 의지를 보여준 바 있다. 

실제로 지난 9월 신격호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가 운영하던 업체와 롯데백화점 3곳 사이 계약을 종료하고 순차적으로 6개 식당의 거래관계를 완전히 단절했다. 롯데그룹 전체 명성에 큰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오너가 리스크를 원천 봉쇄하기 위한 신 회장의 사전 포석으로 읽힌다. 신 회장이 이번 발표한 그룹 쇄신안이 하나 둘 실행되면 향후 이 같은 친인척 비리는 더욱 빠른 속도로 근절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끝나지 않은 형제간 경영권 분쟁 

경영권 분쟁 역시 큰 리스크 요인 중 하나다. 신 회장은 지난달 25일 그룹 쇄신안 발표 자리에서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경영권 분쟁에 대해 사과드리며 이를 조속히 마무리지을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형제 간 경영권 분쟁 해결이 그룹 혁신에 반드시 필요한 선결 과제임을 다시 한번 명확히 한 셈이다.

 

그룹 이미지 추락의 가장 큰 원흉 중 하나가 바로 '경영권 분쟁'이다. 형제간 다툼은 90대 아버지의 정신 건강문제를 둘러싼 각종 폭로와 소송으로 비화했다. 다행히 경영권 분쟁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문제가 인정되어 성년(한정) 후견인 지정으로 가닥이 잡혔고, 신 전 부회장의 대변인 역할을 자처하며 분쟁을 이끌었던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이 대우조선해양 비리와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는 등 분쟁의 동력을 잃어버린 상태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게다가 이미 작년부터 이어진 3번의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는 신동빈 회장의 압승으로 끝난 바 있다. 또 지난 26일 롯데홀딩스 정기 이사회에서 신동빈 회장의 대표직 직무 계속한다는 재신임을 통해 한일 양국을 총괄화는 총수 지위는 더욱 공고해졌다. 

하지만 신 회장의 쇄신안발표 직후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의) 재판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인 만큼 경영권 확보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고 최근에는 "신동빈 회장이 중국사업 손실을 축소 공시했다"며 그를 검찰에 고발하는 등 경영권 분쟁의 불씨를 여전히 꺼트리지 않고 있다.

◇롯데의 혁신, 대증요법 말고 근본 대책을 찾아야

신 회장이 오너가 리스크와 경영권 분쟁의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은 바로 '호텔롯데 상장'이다. 당장 시끄러운 논란만 누그러뜨리자는 대증요법 대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신 회장은 오너가의 경영 참여와 일감 몰아주기 문제는 경영 시스템이 불투명하고 경영에 대한 결정권이 오너 일가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한국 롯데 계열사의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외부공시, 회계자료 공개 등 시장 감시를 강화하고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면 오너가 리스크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상장 차익을 활용해 복잡한 순환출자관계를 청산하고 단순한 지배구조를 조성,지주사 전환 등 외부 경영권 분쟁, 공격적 인수합병 등에 대비할 수 있는 건강한 펜더멘털을 키우는 방안 역시 고민하고 있다. 이 또한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서만 가능한 시나리오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말하는 그룹 개혁 방안들은 모두 호텔롯데 상장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 확보가 선결되야 가능하다"면서 "내년 상반기 중 호텔롯데 상장을 목표로 그룹 전체가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동빈 회장이 대국민 사과에서 천명한 '질적 성장'은 기업의 체질 자체를 바꾸고자 하는 신 회장의 강력한 메시지다. 질적 성장은 그간 보다 정교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구시대적 관습을 모두 버리고 준법 경영을 통해 기업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궁극적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이기도 하다. 그의 계획에 마중물이 될 호텔롯데 상장에 재계의 기대가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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