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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경영환경, 사업재편·M&A로 돌파구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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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경영환경, 사업재편·M&A로 돌파구 찾는다
  • 신다비 기자
  • 승인 2016.10.20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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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삼성전자 주가가 엘리엇의 분할요구 등에 상승세를 보이며 장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모습. 2016.10.06.
재계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인수합병(M&A)을 병행하는 데 전력을 쏟고 있다.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데다 설사 시장에 진입하더라도 성공을 담보할 수 없는만큼 좀더 효율적 경영전략의 일환으로 M&A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즉 해당분야에서 탄탄한 입지를 확보한 기업을 인수, 단숨에 시장진입을 이뤄냄으로써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그룹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래지향적 사업구조 확립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SK, LG, 한화 등 국내 그룹들이 열악한 경영 환경에 맞설 생존 전략의 핵심수단으로 M&A를 이용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일단 사업재편을 통해 내실 다지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2013년 전자계열사와 금융계열사의 수직계열화를 진행하면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시키고 비주력사 매각을 통해 지배구조 변화에 대한 사전정지 작업을 펴왔다. 최근에는 불필요한 지분을 매각하는 등 전략적 행보를 통해 핵심 사업에 대한 역량 집중을 속도감 있게 이뤄냈다. ASML, 시게이트, 램버스, 샤프 등에 투자한 지분을 잇따라 매각했다. 
 
이를 거쳐 오는 27일 열릴 임시 주주총회에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이 올려질 예정이다. 이 부회장이 사내 등기이사 선임으로 이사회에 참석해 주요 의사결정을 하고 법적 책임을 지는 등 경영 전면에 나선다는 의미다.
 
업계에 따르면 차후에도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환은 지속적으로 이뤄져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삼성전자 인적분할 및 삼성물산과 삼성전자투자부문 합병의 단계를 거쳐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은 다년간의 M&A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열을 올렸다. 
 
2014년에만 스마트싱스와 콰이어트사이드, 프린터온, 프록시멀데이터 등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루프페이, 예스코일렉트로닉스, 심프레스를 품에 안았다. 
 
올해는 6월에만 조이언트, 애드기어, 데이코 등 3곳을 인수한 뒤 9월 비브랩스까지 인수하며 예년에 비해 더 적극적으로 M&A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제조에 필요한 '수직계열화'를 목표로 M&A를 진행해왔다.
 
현대차는 현대건설, 신흥증권(현 HMC투자증권), 녹십자생명(현 현대라이프생명보험)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완성차 제조와 관련된 업체를 인수했다. 
 
특히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합병으로 일원화된 자동차 강판 공급 체제를 구축했고, 동부특수강(현 현대종합특수강) 인수로 특수강 부문의 경쟁력도 강화했다. 올해는 자동차 검사용 시험 및 측정장비 제조 협력사인 GIT를 사들였다.
 
SK그룹은 '후퇴없는 글로벌 진출'과 '인수합병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를 외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최근 열린 CEO 하반기 세미나에서 글로벌 키워드를 거듭 강조했다. 내년 SK 주요 사업부는 중국과 미국 등에 집중 배치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 확대와 인프라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도 활발히 이뤄진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 중국과 미국 중심의 사업개발 강화를 통해 기존보다 더 큰 행보를 구상한다.
 
최태원 회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SK의 IT계열사 SK㈜C&C는 글로벌 인공지능과 클라우드로 활로를 모색한다. 최 회장은 인공지능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관련 사업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4일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16년 CEO세미나에 참석, SK그룹 진화/발전의 원동력인 SKMS(SK경영관리체계) 개정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이날 최태원 회장은 더 큰 행복을 만들어 사회전체와 나누기 위해서는 SK 구성원들이 더욱 패기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도 지난 8월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를 선보이며 인공지능 시장에 뛰어들었다. 앞서 지난 7월 SK텔레콤은 미디어 플랫폼 비전 속에 케이블방송 1위 사업자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추진했지만 정부 허가가 나지 않아 불발된 아픔을 겪었다. SK텔레콤이 플랫폼 사업 의지가 강한만큼 다른 방향으로 발전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올해는 개방과 협업을 통해 생활가치/IoT와 같은 차세대 플랫폼 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등 미래 성장동력 기반을 충실히 다져왔다"라며 "내년에도 차세대 플랫폼 다양한 영역의 성장을 가속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앞으로 플랫폼 사업 성장에 따라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한편 고객들에게는 생활 전반에 걸쳐 새로운 가치를 전달할 것"이라며 "5G, 인공지능, AR/VR, 양자암호통신 등 차세대 기술 기반 서비스 확장에 나설 것"이라고 전략을 밝혔다.
 
최근 삼성전자가 미국의 인공지능 플랫폼 개발사 '비브 랩스'를 인수한 것처럼 SK도 인공지능 사업 주도권을 잡기 위해 대형 M&A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SK㈜C&C는 IBM과 함께 빅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클라우드센터를 지난 8월 판교에 만들며 다국적 기업을 고객사로 유치하고 있다. SK㈜C&C는 IBM의 인공지능 '왓슨'의 한국어 버전을 개발하고 있어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SK가 추구하는 미래사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한편 유정준 SK E&S 사장이 담당하는 글로벌성장위원회는 그룹과 관계사의 글로벌 성장을 지원한다. 관계사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글로벌 프로젝트 발굴하고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한 정보 공유가 활발히 이뤄질 전망이다.
 
SK의 생존 전략 중 M&A는 사업재편 못지 않게 큰 부분을 차지한다.
 
지난 2012년 그룹의 핵심인 SK하이닉스를 인수하며 신성장 동력을 장착했고, 2014년 보안업체 네오에스네트웍스, 음향기기 전문업체 아이리버, 모바일 커머스 플랫폼 숍킥 등을 연달아 인수, 새로운 발판을 마련했다. 
 
LG그룹은 지난 7월 계열사 LG CNS의 자회사 에버온의 사업 브랜드 '씨티카' 매각에 나서며 하반기에는 과감하게 사업재편이나 매각을 통해 경영쇄신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비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이어졌다.
 
LG그룹은 LG전자의 MC(모바일)사업본부의 구조조정도 하반기에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출시된 전략폰 G5의 판매가 신통치 않은데다 생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적자가 쌓이고 있고 실적이 크게 나아질 기미가 아직 확실치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이미 'PMO' 조직을 신설하고 주요 책임자를 교체하는 등, MC사업본부의 조직개편을 전격 단행하고 있다. 
 
LG화학도 공급과잉 제품을 축소하고 고부가 가치 제품의 비중을 확대하는 사업구조 고도화 작업에 착수했다. 고부가 제품 확대에 필요한 기초원료를 확보하기 위해 납사분해시설(NCC) 증설에 나서고, 공급과잉인 폴리스티렌(PS) 제품라인을 고부가 ABS 생산설비로 전환하기로 했다.
 
M&A가 현재의 LG를 있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LG그룹은 M&A를 통해 사업 영토를 대폭 확장했다. 
 
2010년 더페이스샵코리아, 금아스틸, 한국음료, 이미지앤머터리얼스를 시작으로, 2011년 해태음료, 코리아알레콤, 2012년 윈인터네셔날, 나눔누리, 2013년 퓨처, 원신스카이텍, 2014년 실리콘웍스, 씨앤피코스메틱스, 2015년 케이앤아이, 범한판토스, 제니스, 2016년 팜한농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종에서 M&A
 
한화그룹은 사업재편에 사활을 걸었다. 주력 사업인 방산 계열사의 사업구조를 대대적으로 뜯어 고쳐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여 내실을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한화그룹은 ㈜한화, 한화테크윈, 한화시스템, 한화디펜스 등 방산 4사의 각사별 사업영역 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일단 ㈜한화와 한화테크윈, 한화시스템으로 흩어져있던 무인화체계의 경우 지상분야는 한화테크윈으로, 해양분야는 한화시스템으로 각각 집중시키기로 했다.
 
㈜한화, 한화디펜스, 한화시스템에 나눠져 레이저부문은 ㈜한화로 한 데 모으기로 했다.
 
또 ㈜한화, 한화디펜스에서 나눠서 하던 항법장치부문 ㈜한화에서, ㈜한화와 한화시스템이 담당하던 유도탄용 탐색기부문은 한화시스템에서 도맡기로 했다.
 
이를 통해 ㈜한화는 정밀타격, 한화테크윈은 화력·무인화, 한화시스템은 방산전자, 한화디펜스는 지상플랫폼에 역량을 집중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중복투자를 방지하고 경영 효율화를 극대화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 이를 통해 불확실한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구상이 이번 사업재편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아울러 글로벌 역량에 초점을 맞춘 일부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조기에 단행, 새판 짜기를 본격화 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불확실한 미래 경영환경 변화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예년보다 조금 이르게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라며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연초에 수립한 각사 목표 달성에 매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울러 방산사업 부분 조정, 조직혁신 방안 발표 등을 통해 인수합병 회사에 대한 조직안정과 통합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화는 앞서 삼성그룹과의 빅딜을 통해 제2의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화그룹은 지난 2014년 삼성의 석유화학·방위산업 부문 계열사 삼성테크윈, 삼성종합화학, 삼성탈레스, 삼성토탈을 인수해 그룹 핵심 역량을 한층 강화했다.
 
국내 조선업계는 계속되는 수주가뭄으로 인한 경영난 가중으로 사업 구조재편에 한창이다. 가장 잘할 수 있는 선박 건조에 집중하는 한편 이와 관련 없는 부서들의 분사를 통해 경영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업계 맏형 격인 현대중공업이 가장 적극적인 사업 구조조정을 펼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내년 상반기까지 5조원 규모의 전기전자, 건설장비 사업부문을 분사하는 방안을 유력 검토 중인 것으로 최근 알려졌다.
 
전지전자시스템사업부는 변압기, 차단기, 배전반 등을 만들고 건설장비사업부는 굴착기, 지게차 등을 주로 생산한다. 두 사업 부문의 매출액 합계는 4조7300억원, 고용 인원은 약 4200명이다. 이는 현대중공업 전체에서 각각 약 18%, 20%에 해당하는 숫자다.
 
이번 분사 추진은 지난 6월 현대중공업이 채권단에 제출했던 1조5000억원 규모 자구계획에는 없던 내용이다. 당시에는 로봇사업부와 태양광, 설비지원 부문 등의 분사가 언급됐었다.
 
로봇사업부와 태양광사업은 연내 분사가 마무리될 계획이다. 회사에서 유지보수와 운영 서비스를 맡는 설비지운 부문은 지난 8월부로 현대중공업MOS라는 회사로 분사됐다. 올해 2월에는 산업용 펌프 부문과 압축기 설비 부문을 떼어내 현대중공업터보기계가 새로 설립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보다 상황이 더욱 나쁜 대우조선해양의 경우도 연내 1000명 규모의 희망퇴직과 동시 지원조직 2000여명을 분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철강업계의 경우 이전부터 사업 구조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포스코는 지난 2014년 권오준 회장 취임 후부터 '본원 경쟁력 강화'를 기치로 트레이닝, E&C, 에너지, 소재 외 비핵심계열사 등을 과감히 정리하고 있다. 총 149건의 계열사 및 자산 구조조정을 목표로 해 올 상반기까지 81건을 완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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