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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이 회고록 내용에 침묵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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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이 회고록 내용에 침묵하는 이유는
  • 신다비 기자
  • 승인 2016.10.19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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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 대화록 논란 재연하지 않으려는 듯

 송민순 회고록 논란에 휩싸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8일에도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전후 사정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다.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도 문 전 대표는 "오늘 그 얘기(회고록 관련)는 안하기로 했죠"라고 되묻는 등 침묵을 이어갔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충북 괴산군 한살림 생산자연합회 매장을 찾아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회고록 내용과 관련해선) 사실관계는 지금 나올 만큼 나왔으니까 더 말할 필요가 있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날에도 문 전 대표는 "나는 솔직히 그 사실조차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본인이 명확히 밝히면 해소될 문제를 며칠이 지나도 명쾌하게 언급하지 않고 있는 것을 두고 구구한 억측이 나돌고 있다. 문 전 대표가 감추고 싶은 게 있다거나, 아니면 결정적 증거를 수집한 뒤 밝히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먼저 문 전 대표가 침묵하고 있는 게 회고록 내용이 사실이기 때문이란 점을 가정할 수 있다. 송 전 장관의 주장대로 북측에 물어보고 인권결의안 기권을 결정한 것이기에 문 전 대표가 언급을 피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07년 당시 정부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기권' 입장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북한의 의견을 들었고 이 과정을 문 전 대표가 주도한 게 사실이라면 문 전 대표에게는 크나큰 치명타다. 새누리당의 공세 강화는 물론이거니와 문 전 대표의 대선 가도에도 적신호가 켜지게 된다. 이 때문에 문 전 대표가 의혹과 정치적 공방 수준에 머물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답변을 피하고 있다는 가설이 나올 수 있다.
 
아울러 문 전 대표가 2012년 대선 전 '노무현 전 대통령 NLL 대화록 논란'의 경험을 살려 이 사안에 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는 관측이 있다. 당시 문 전 대표가 대통령기록물을 열람하자고 밝혔다가 오히려 사안이 장기화되면서 대선에 악재가 됐던 것처럼 이번 송민순 회고록 논란에도 자신이 어떤 반응을 보이든 시간만 더 끌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언급을 피함으로써 파장이 축소되길 기다리려는 의도란 해석이다.
 
일각에는 문 전 대표가 반격을 가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문 전 대표 측이 근거 자료를 충분히 확보한 뒤 송 전 장관의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입증하면 오히려 새누리당이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모두가 가설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도자라면 어떤 상황에서라도 명쾌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점에서 문 전 대표의 침묵을 비판적으로 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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