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0대 직장인 A씨는 대부분의 물건을 인터넷으로만 구입한다.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사는 것에 비해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되고, 성능을 비교해가며 최저가의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최근에는 증강현실(AR)을 이용한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해 가전제품을 구입했다.
#. 20대 대학생 B씨는 최근 모바일폰으로 가상 화장을 해볼 수 있는 앱에 푹 빠졌다. 그는 심심할 때마다 어떤 색의 화장품이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지 적용해보고, 화장품을 구매하고 있다.
유통이 최첨단 정보기술(IT)과 빠르게 결합하고 있다. 한때 가장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유통이 최근 빠른 속도로 혁신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휴대폰 하나로 전 세계의 다양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고, IT와 모바일에 친밀한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유통산업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신세계, 롯데 등 전통적인 유통기업들과 식품, 뷰티, 패션업계들도 이런 환경의 변화에 맞춰 IT를 빠른 속도로 흡수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해 가전제품을 고객의 집에 배치해볼 수 있도록 하는 '모바일 쇼룸' 서비스를 선보였고, 글로벌 가구업체 이케아 역시 '증강현실 카탈로그'를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아직은 초기단계지만 향후 기술이 더 정교해지면 소비자들의 제품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현실세계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겹쳐서 보여주는 증강현실은 뷰티나 패션업계에서 특별히 주목하고 있다.
이를 적용하면 집에 앉아서 자신의 피부톤에 가장 잘 어울리는 메이크업 제품을 선택해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옷을 직접 입어보지 않고도 제품의 색상과 핏이 자신에게 어울리는 지 등을 알 수 있어 온라인·모바일 쇼핑의 편의성이 높아진다.
식품업계의 경우 제품개발에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13년 하반기부터 빅데이터를 제품 출시와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알래스카 연어캔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탄생한 대표적 제품이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은 날씨를 빅데이터로 분석한 '날씨판매지수'를 도입하기도 했다.
유통에서 IT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네이버와 카카오 등 IT기업들도 유통의 영역으로 넘어오고 있다.
검색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네이버는 가격비교 서비스를 활용해 '네이버쇼핑'을 운영하고 있다. 백화점, 마트, 온라인쇼핑몰, 개인판매자들이 판매하고 있는 브랜드, 종류, 색상 등 다양한 방법으로 검색하고, 가격비교를 할 수 있어 최근 인기가 높다.
카카오 역시 제주지역 농산물 모바일 유통 플랫폼 '카카오파머 제주' 서비스를 정식 오픈하는 등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 유통은 가장 변화에 둔감해보이는 산업이었지만, 최근에는 가장 혁신적이고, 변화를 선도하는 산업"이라며 "소비자들의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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